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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일 맛있다굴!” 하얀 겨울의 맛,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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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일 맛있다굴!” 하얀 겨울의 맛, 굴
  • 황은비 기자
  • 승인 2020.01.13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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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월, 찬 바람 불 때만 허락되는 제철 굴의 향연
-주요 산지이자 굴 축제 열리는 통영, 보령 등 미식 여행 좋은 계절
-서울에서는 제철 굴 활용한 호텔 뷔페 프로모션도
9월부터 식탁에 오르는 굴,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겨울철 별미다. ⓒPixabay
9월부터 식탁에 오르는 굴,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겨울철 별미다. ⓒPixabay

추운 날씨에도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있다. 하얗고 보드라운 살과 고소한 바다의 풍미를 지닌 제철 해산물 ‘굴’ 때문이다. 찬 바람이 불면 시장과 마트 한편에 동글동글한 굴이 자리 잡기 시작한다. 산지에서부터 껍질째 올라오는 석화도 볼 수 있다. 굴이 겨울 별미로 밥상에 오를 때, 비로소 겨울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굴은 이르면 9월부터 식탁에 등장한다. 냉동이나 젓갈로 연중 맛볼 수도 있으나, 제철 생굴의 신선함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선 추워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 굴 생산량 7위, 양식 굴로는 세계 1위 국가이며, 겨울마다 원 없이 굴을 맛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덕분이다. 따라서, 마침내 굴이 흔해지는 이맘때면 미식가들은 추위도 불사하고 산지를 직접 찾아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미식 여행이 유별난 일도 아니다. 여행지에서 현지 맛집을 찾는 것이 보편적인 여행 문화로 자리 잡았고, 음식 하나가 여행을 아우르는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특히 한반도 남부에서 주로 생산되는 겨울 굴은 여행욕을 불러일으키기 더없이 좋은 음식이다.

국내 대표 굴 산지는 역시 통영. 통영 하면 굴, 굴이라면 통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굴 생산량의 70%가 나고 유통되는 최대 산지인 까닭이다. 통영을 비롯한 거제, 고성 등 경남 해안 지역에 모두 굴이 많이 나는데, 이유는 굴의 주요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한 리아스식 해변 지형과 한류와 난류가 어우러지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어느 때보다 굴이 통통하고 호황이나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3월이면 통영 강구항 일대에서는 한려수도 굴 축제가 열린다. 20년 넘게 이어 온 이 축제는 일 년 내내 굴을 키우고 출하하기까지 동고동락한 지역민들의 잔치이자, 굴 애호가들은 놓치지 말아야 할 국내 최대 행사로 꼽힌다. 올해도 마찬가지 3월 말 개최될 예정이며, 주최 측에 따르면 정확한 날짜는 미정이다.

국내 굴 생산량의 70%가 나는 굴의 고장, 통영 ⓒPixabay
국내 굴 생산량의 70%가 나는 굴의 고장, 통영 ⓒPixabay

축제 기간 전이라도 지금 통영, 거제, 남해 등은 굴을 즐기러 떠나기에 부족함이 없다. 푸른 바다를 가득 담은 생굴의 향긋함이 지금 가장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항구마다 가득 쌓인 굴 껍데기도 진풍경. 현지 식당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굴 요리를 선보인다. 초장에 살짝 찍어 본연의 맛으로 즐기는 생굴을 비롯해 굴국밥, 굴 전, 굴 무침, 굴밥 등 그야말로 굴의 향연이다. 통영에서 굴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면, 달달한 꿀빵으로 입을 가시고, 해장이 필요할 땐 현지 사람들이 평소에 즐겨 먹는 뜨끈한 시락국(통영식 시래깃국)도 놓치지 말자. 또, 매콤한 오징어 무침, 섞박지를 곁들이는 충무 김밥도 남다른 현지의 맛이다. 식도락 후에는 펄떡이는 해산물로 가득한 어시장만 해도 하나의 재미이지만, 거제대교, 미륵산 케이블카 등 남해를 품은 명소들도 보지 않고 오기에 아쉬운 곳들이다.

위 지역뿐만 아니라, 완도, 보령 등 남서해안에도 굴이 생산된다. 특히 충남 보령은 천수만에서 열리는 ‘천북 굴 축제’로 유명하다. 매년 12월 개최되며, 올해도 약 70곳 굴 전문 식당이 모여 있는 굴 단지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보령은 여름철 세계인이 찾는 머드축제장에서 굴 단지, 스케이트장, 썰매장 등 겨울 명소까지 사계절 관광지로 탈바꿈 했다. 이곳에서 석화 구이, 석화 찜 등 숯불에 직접 굽거나 쪄서 즐기는 굴은 남녀노소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겨울철 재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굴 단지 근처에는 바다와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해안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는 제철 굴을 활용한 뷔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는 제철 굴을 활용한 뷔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멀리 갈 여건이 안된다면 가까운 곳에서도 먹거리로서 굴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코트야드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는 1~2월, 제철 굴을 활용한 다양한 뷔페 메뉴를 선보인다는 소식이다. 뷔페에서는 굴 파스타, 굴 파전, 굴 튀김, 굴 그라탱 등 다양한 굴 메뉴와 함께 이와 어울리는 샴페인을 인당 1잔 무료 제공한다. 뷔페는 주중과 주말, 런치와 디너에 모두 진행되며 네이버 예약 시 10~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금 가장 맛있는 굴, 오직 겨울에만 허락되는 제철 미식이다. 부드럽고 고소한 바다의 맛은 물론, 낙지를 능가하는 타우린이 혈압을 낮추고 피로 해소에도 탁월하다고 하니, 겨우내 쌓인 피로를 핑계 삼아서라도 다가오는 주말에는 어디로든 굴 찾아 미식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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