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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가까이에 있다. 대박 난 시골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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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가까이에 있다. 대박 난 시골 간이역
  • 황은비 기자
  • 승인 2020.01.28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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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기적 같은 이야기를 전하는 마을이 있다. 경북 봉화군 분천리, ‘분천’이라는 이름의 간이역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외지인들이 찾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의 일. 인구 200명, 산골 마을 분천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루에 기차 한 대가 서던 마을에서 연 15만 명이 찾는 관광지로 탄생한 분천. ⓒ전재호
하루에 기차 한 대가 서던 마을에서 연 15만 명이 찾는 관광지로 탄생한 분천. ⓒ전재호

지난 12월 21일, 봉화군 분천역에는 들뜬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아담한 역 주변으로 흰 눈을 가득 뒤집어쓴 산타와 루돌프, 커다란 썰매가 놓였고, 손님맞이에 한창인 행사 부스에는 스텝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이날은 바로 분천역 산타마을의 개장일, 조용한 분천리에 활기를 불어넣은 바로 그 축제가 문을 여는 날이다.

분천 산타마을은 2014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간이역이었던 분천역에는 완행열차가 하루에 한대 정차했다. 이용객은 동대구에서 출발해 철암까지 오가는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2013년 코레일의 '백두대간탐방열차 V-train'이 생겼다. 경북과 강원도 일대의 아름다운 산간 협곡을 관광 열차를 타고 탐방할 수 있는 관광열차이다. 여기서 말하는 백두대간 협곡이란 경북 봉화와 강원 철원 지역에 걸친 산지 즉, 분천역에서 비통, 양원, 승부, 철암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고요한 산골 마을에 서울, 제천, 영주 등에서 도시 승객을 태운 기차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분천역 산타마을은 매년 12~2월 50여일간 개최되고 있다. ⓒ전재호
분천역 산타마을은 매년 12~2월 50여일간 개최되고 있다. ⓒ전재호

“가장 낙후된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

이때, 분천역을 산타마을로 조성하자는 계획이 나왔다. 당시 스위스 체르마트의 크리스토프 시장이 분천역을 찾아 두 도시가 자매결연을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한국과 스위스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이들은 두 마을의 닮은 점에 주목했다. 체르마트는 시골 마을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난 대표적인 예이다.

조성에 속도를 낸 분천 산타마을은 2014년 첫 선을 보였고, 성공리에 개최됐다. 하루 평균 1,500명 이상이 찾는 등 그야말로 대박이 난 것. 성공 요인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골 오지에서 스위스, 핀란드처럼 이국적인 겨울왕국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분천리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또, 산타와 루돌프 포토존, 썰매와 레일바이크, 이글루, 향토 먹거리와 민속놀이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소한 겨울 놀이 등도 남녀노소의 취향을 제대로 공략했다. 이후, 분천리의 성공은 전국적인 화제가 되면서 더욱 큰 관심으로 이어졌다. 회를 거듭하면서 관광객은 더욱 늘어 어느덧 6회째를 맞이하는 현재 분천역은 연간 평균 15만 명이 찾는 관광지이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이 변화를 두고, “가장 낙후된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백두대간탐방열차가 생기기 전 분천역 열차 운행은 계속된 적자로 폐쇄 위기에 몰려 있었다. 하루 이용객이 겨우 열 명에 그쳤다. 한 때는 오일장이 설 만큼 붐볐던 분천리가 존립 위기에서 띄운 승부수가 바로 이 산타마을이었다.

올해 산타마을 개막식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엄태항 봉화군수, 코레일 가 참석해 올해의 산타어린이 시상을 진행했다. ⓒ전재호
올해 산타마을 개막식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엄태항 봉화군수, 코레일에서 참석해 올해의 산타어린이 시상을 진행했다. ⓒ전재호

분천리의 두 번째 꿈, 경북 관광벨트의 구심점

분천 산타마을은 이제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간이역이다. 한국관광의 별 선정, 겨울 여행지 선호도 조사 2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지… 모두 분천역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도에서도 분천리의 성공에 주목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산타마을의 성장에 물심양면 지원하는 것은 물론, 매년 개장식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현재 경상북도는 분천역은 단순히 새로 탄생한 관광 명소를 넘어, 향후 경북 지역을 아우르는 관광의 구심점으로 삼을 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0년 본 축제 개장식에서 만난 손삼호 경상북도 관광마케팅과 국내마케팅 팀장은 “분천 산타마을의 성공은 출발에 불과하다.”며, “이를 발판삼아 경북은 봉화에서부터, 안동, 영주, 문경, 울진까지 지역을 관광 벨트로 묶어 세계인이 찾는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발전 시켜 나갈 예정”임을 밝혔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로컬 관광의 대명사가 된 분천리. 올해도 성황리에 개최중인 분천리 산타마을은 오는 2월 16일까지 총 58일 간의 겨울왕국을 이어갈 예정이다. 더불어, 2022년 개통되는 서울 청량리~신해운대역 KTX 노선이 안동을 지나게 되면서, 봉화를 비롯한 경북 곳곳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다. 지역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협력의 결과, 분천역 산타마을의 기적을 날개 삼아 경북이 함께 날아오를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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