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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별 와이너리 여행] ③ 칠레 산티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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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별 와이너리 여행] ③ 칠레 산티아고
  • 트래블러뉴스
  • 승인 2019.09.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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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가 와인 생산의 최적지로 꼽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동서로는 안데스산맥과 태평양이 가로막고, 남북으로는 얼음 덩어리와 아타카마사막 사이에 갇힌, 이 기이하리만치 ‘폐쇄적인’ 자연이 포도가 자라기엔 낙원 같은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큰 일교차와 높은 일조량, 병충해에 강한 토양 등 큰 노력 없이도 늘 상질의 포도가 자라는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칠레 와인은 ‘높은 가성비’의 대명사로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다.

1980년대부터는 한층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와인의 고급화가 이뤄졌고, 덕분에 오늘날 칠레는 ‘남미의 보르도’라 불리며 상당한 수준의 와인을 선보이는 중이다. 시그니처 품종은 카르미네르. 보르도가 원산지이지만 지금은 칠레 이외의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산티아고 인근 마이포밸리에 유명 와이너리가 모여 있다.

운두라가
운두라가

운두라가

산티아고 시내에서 차를 타고 50분쯤 달리면 호젓하고 평화로운 시골길 한가운데 우아한 정원이 나타난다. 이곳은 마이포밸리에 위치한 운두라가Undurraga. 칠레 와인의 선구자라 불리는 프란시스코 운두라가가 1885년경 설립한 와이너리다.

유학 시절 프랑스와 독일을 돌며 다양한 포도 품종을 고국에 들여온 그는 당시만 해도 싸구려 와인에 불과했던 칠레 와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고, 결국 1903년 칠레 역사상 최초로 북미에 와인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사실 운두라가는 19세기 프랑스 조경 디자이너 피에르 뒤부아Pierre Dubois가 설계한 정원으로도 유명하다. 우아한 정문 안쪽에 들어서면 꽃과 수목, 흰 건물이 어우러진 목가적 풍경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저 정원과 숍을 둘러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와이너리 투어를 통해 포도밭과 지하 셀러를 감상한 뒤 직접 와인을 맛보는 여정을 권한다. 대표 와인은 TH(테루아 헌터). 전국을 돌며 각 품종에 최적화된 토양을 엄선한 뒤 작은 면적에서 한정된 양의 포도만 재배해 ‘포도 고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도록’ 양조하는 와인이다.

TIP 운두라가는 칠레 최초의 와인 아로마스 룸을 자랑한다. 4개 전시 구역에 40가지 이상의 아로마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직접 향을 음미하며 보다 편안하고 직접적으로 와인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다.

콘차이토르
콘차이토로

콘차이토로

산티아고 근교에서 여행객에게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는 아마 콘차이토로Concha y Toro일 거다. 1883년 설립된 대규모 와이너리이자 뉴욕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된 칠레 와인업체. 만화 <신의 물방울>에 “불꽃처럼 격렬하고 피같이 진한 와인”이라 묘사된 알마비바Almaviva와 세계적으로 3초에 한 병씩 팔린다는 칠레의 국민 와인 카시렐로 델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의 생산자이기도 하다.

연간 1억 병을 수출하는 대기업인 만큼 칠레 전역에 걸쳐 넓은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는데, 마이포밸리에 자리한 본사 겸 와이너리는 하루 1000여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일대의 대표적인 명소다. 이곳 와이너리 투어의 핵심은 설립 당시부터 콘차이토로의 모든 역사를 함께해온 대형 와인 저장고. 4가지 와인 시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이스팅 룸과 투어 후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구매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숍 공간도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투어는 스페인어로 이뤄지며, 영어 가이드 투어를 원할 경우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TIP 콘차이토로는 와인 바로도 유명하다. 자사의 프리미엄 와인을 치즈나 타파스, 세계 각국의 요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영업하며, 성수기에는 15명 이상의 단체 손님만 예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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