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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잡은 ‘기생충’, 관광객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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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잡은 ‘기생충’, 관광객도 잡을까
  • 황은비 기자
  • 승인 2020.02.19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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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눈 향한 ‘기생충’, 수상 직후 촬영지 문의 쇄도
-마포구, 종로구 등에 영화 팬 촬영지 순례 물결 이어져
-서울시, 고양시 촬영지 관광 명소화 계획 발표... 적절성 두고 논란도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한 극중 박사장 집 세트는 현재 철거된 상태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한 극중 박사장 집 세트는 현재 철거된 상태다.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쓸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관광 콘텐츠로도 탄생할 전망이다. 수상 후 전세계에서 상영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각 장면 속 인상 깊은 촬영지를 직접 찾고자 하는 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극 중 중심 배경이 되는 저택과 반지하 세트, 돼지쌀슈퍼 등은 개봉 직후 일찌감치 영화 팬들의 순례 문의가 이어졌다. 이중 박 사장의 저택 세트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했는데, 촬영 이후 철거한 것으로 알려져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촬영지를 활용하여 관광 명소 조성 계획을 밝힌 곳도 있다. 기택네 반지하 세트가 있었던 고양시 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는 마찬가지로 세트를 철거했지만, 새로 복원할 계획을 밝혔으며, 야외 촬영 대부분이 진행된 서울시에서는 주요 촬영지를 묶어 팸투어 코스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고양시가 복원 계획을 밝힌 '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 기생충 촬영세트 ⓒ고양시
고양시가 복원 계획을 밝힌 '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 기생충 촬영세트 ⓒ고양시

고양시의 경우 오는 2026년까지 아쿠아스튜디오에 고양영상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택네 반지하 집과 동네 전체가 복원될 예정이며, 그중 기택네 반지하 세트는 아카데미 심사위원도 촬영지가 어디인지 궁금해했을 만큼 큰 관심을 얻었던 곳이다. 따라서 영상문화단지 조성 사업에 앞서 우선 진행될 기생충 세트 복원은 이후, 체험 시설로 조성할 예정이다. 게다가, 고양시 오금동의 이 스튜디오는 폐정수장을 리모델링한 시설이다. 기생충을 비롯해 명량, 해운대, 국제시장, 광해 등 ‘1,000만 관객 영화’의 산실이 됐으며, 연평균 20여 편의 영화·드라마·예능물이 제작된다. 따라서, 도시 재생의 좋은 사례로도 볼 수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해당 계획을 발표하며, “기생충 세트 복원 추진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스토리가 있는 문화∙관광 도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기생충 촬영지를 코스로 묶어 관광 팸투어를 운영한다. ⓒ서울관광재단
서울시는 기생충 촬영지를 코스로 묶어 관광 팸투어를 운영한다. ⓒ서울관광재단

서울시에서는 야외 촬영장이 주를 이루는 만큼, 기생충 촬영지를 투어 코스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촬영장소는 마포구 ‘돼지쌀슈퍼’와 ‘기택 동네 계단’-종로구 ‘자하문 터널 계단’-동작구 ‘스카이피자’로 이어진다. 우선, 기생충 촬영지 팸투어를 진행한다. 팸투어 참가자는 서울시 서포터즈 인 ‘글로벌메이트’ 구성원을 대상이며, 2월 말 시범 운영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에서 밝힌 기생충 탐방코스 조성 계획을 두고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극 중 기택네 동네는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장소였던 만큼, 이를 관광 코스로 만드는 것이 자칫 가난을 상품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부분 촬영지가 실제 사람들이 사는 주거 지역이라는 점으로 볼 때, 관광지화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도 나왔다.

이에 서울시는 여론을 수렴하여 우려 사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알렸다. 서울관광재단 관광콘텐츠 팀에 따르면 팸투어는 영화 전문가가 동행한 ‘정숙관광’을 테마로 진행한다. “거주민을 고려하여 투어 자체를 정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또한, “투어 현장을 영상으로 제작해, 향후에 같은 코스를 관광하는 여행객들도 이 점에 유의할 수 있도록 충분히 홍보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투어 코스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한국을 찾는 개별 해외여행객들에게도 K-Movie를 매개로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여행 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불어, 주거민이 겪을 불편에 대한 우려에는 “해당 지자체와 유연한 협의를 거칠 것”이라며,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힘쓰는 것은 물론, 혹시 모를 민원에도 적극 대처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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