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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 삼킨 겨울 축제, 봄꽃 축제는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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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 삼킨 겨울 축제, 봄꽃 축제는 웃을 수 있을까
  • 황은비 기자
  • 승인 2020.02.21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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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까지 갖은 여파에 아쉽게 폐막한 겨울 축제
-코로나 19 확산 장기화에 봄 축제 성공 여부도 불투명
-구례산수유꽃축제, 진해 군항제 등 지역경제 위해 개최 의지 밝혀
2018년 역대 최대 관광객이 찾았던 화천산천어축제현장 ⓒ화천군
2018년 역대 최대 관광객이 찾았던 화천산천어축제현장 ⓒ화천군

국내 대표 겨울축제들이 조용히 막을 내렸다. 올겨울은 초반부터 이상고온으로 축제 개최 자체에 어려움이 많았던 데다, 새해 들어 코로나 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여행은 물론, 경제 전반이 얼어 붙은 까닭이다.

대부분 인기 겨울 축제가 포진한 강원도에서는 특히 아쉬움이 크다. 16일 막을 내린 화천 산천어축제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184만 명까지 찾으며 글로벌 축제로 부상했지만, 올해는 개최된 21일 동안 방문객이 42만여 명에 그쳤다. 포근한 날씨에 얼음이 얼지 않아 개최를 두 번이나 미룬 끝에 개막했다. 게다가, 코로나 19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물고기에 대한 동물학대 논란까지 빚으며 우여곡절 속에 진행됐다.

이처럼 겨울 축제의 선두 격인 화천의 초라한 폐막에 다른 축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축제 자체의 성적도 저조하지만, 이로 인해 농특산물 등의 판매량까지 급감해 지역경제도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각 지자체는 내년부터 이상 기후에 대비하여 대안 마련에 나설 예정임을 밝혔다. 얼음낚시처럼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을 대체할 루어 낚시나 실내 낚시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화천의 경우에도 축제 기간 동안 다 소진하지 못한 산천어를 소비하기 위해 18일부터 보트 낚시를 연장 운영한다고 밝혔다.

구례군은 개막식과 축하무대를 제외한 구례산수유꽃축제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개최할 것임을 밝혔다. ⓒPixabay
구례군은 개막식과 축하무대를 제외한 구례산수유꽃축제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개최할 것임을 밝혔다. ⓒPixabay

이처럼 겨울 축제가 아쉬운 성적을 거둔 가운데, 봄 축제를 앞둔 지자체들도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이다. 기온은 포근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월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여전히 확산 공포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3~4월 개최 예정인 축제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경제를 생각하면 무조건 취소를 고려할 수는 없다. 1년에 많아야 한두 번, 지역을 찾는 대부분 관광객을 유치하는 축제는 지역의 주요한 수입원이자 경제 활성화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2월 말, 3월 초 예정된 축제들은 이미 취소를 확정한 상태다. 영덕대게축제, 광양 매화축제, 원동 매화축제 등이 무산됐으며, 해마다 20만 명이 찾는 제주 들불축제도 개최가 불투명하다. 이 가운데, 충분한 방역 조치를 취하여 개최 의지를 보인 지자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전남 구례군이 취소 위기를 맞았던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예정대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개막식이나 축하공연 등은 진행하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을 위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행사기간은 오는 3월 14일부터 22일까지이며, 구례군 지리산온천 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구례군은 “정부의 방침에 따르면 집단행사를 전면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성은 낮다고 보기 때문에, 충분한 방역 조치 속에 축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축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관광객이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편의시설 및 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매년 4월 1일 열리는 국내 대표 벚꽃축제 진해 군항제도 개최를 위한 적극 방안 마련에 나섰다. ⓒPixabay
매년 4월 1일 열리는 국내 대표 벚꽃축제 진해 군항제도 개최를 위한 적극 방안 마련에 나섰다. ⓒPixabay

개최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또 하나의 축제는 진해 군항제다. 국내 대표 벚꽃 축제로 매년 4월 1일, 창원시 진해군에서 열린다. 창원시는 코로나19가 4월까지는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지난 17일 군항제를 정상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실무자 대책 보고회를 열었다. 코로나19의 추이에 따라 완벽한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동시에 지역경제를 확실히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자체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한국관광공사도 “축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무조건 행사 취소를 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취소된 축제나, 메인 행사가 열리지 않는 지역이라도 꽃이나 봄 나들이 명소를 관광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주면 좋을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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