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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라면 주목해야 할 세계의 트레킹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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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라면 주목해야 할 세계의 트레킹 코스
  • 송혜민 기자
  • 승인 2019.09.27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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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입장객 수를 엄격히 제한하는 트레킹 코스들이 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엔 이 길들을 더 오래 걷기 위해서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 미국관광청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 미국관광청

1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USA

장장 4200여 킬로미터다.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 서부의 등줄기를 길 하나로 고스란히 관통한다. 거칠고 준험한 산맥과 야생동물이 득실거리는 메마른 사막 위에서 오직 걷고 야영하고 또 걸으며 최소 4~5개월, 길면 6개월 가까이 버텨야 한다. 도전자는 많아도 종주 성공률은 60퍼센트 정도.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PCT)이 전 세계의 모험가들에게 일종의 성지순례길처럼 추앙받는 이유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미국개 3 주를 거치며 총 7개의 국립공원을 통과하는데, 미국이 자랑하는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그 안에 포함된다(이 구간에서 미국의 또 다른 간판 트레킹 코스인 존 뮤어 트레일과 겹치기도 한다구). 구간을 나눠 걸을 수도 있고 한 번에 완주하는 데 도전할 수도 있지만, 일단 목표한 여정이 800킬로미터 이상이라면 PCT협회로부터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허가증을 신청할 때 시작일과 종료일을 선택하게 되는데, 날짜별로 50명까지만 가능하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 캐나다관광청

2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CANADA

밴쿠버아일랜드의 자랑인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est Coast Trail은 본래 일대의 난파선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조성된 루트다. 바클리만과 가까운 뱀필드에서부터 남쪽의 포트렌프루까지 해안선을 따라 쭉 뻗어 있는데, 1973년 퍼시픽 림 국립공원에 포함된 이후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물론 캐나다에서 가장 명성 높은 하이킹 코스로 자리 잡았다. 물론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트레일의 길이가 총 75킬로미터에 이르는 데다(코스 전체를 돌아볼 경우 보통 5~7일이 소요된다) 지형이 들쭉날쭉하고 진흙과 바위가 많아,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강을 건너거나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거나 사다리 혹은 케이블카를 타야 할 때도 있다. 체력과 근성, 상당한 하이킹 경험을 갖춘모험가가 아니라면 이 트레일을 권하지 않는 이유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은 5월부터 9월까지만 개방하며, 가장 붐비는 시기인 6월 15일부터 9월 15일 사이엔 하루 입장객을 75명으로 제한한다. 반드시 캐나다 국립공원 관리국을 통해 사전 예약할 것.

밀퍼드 트랙 ⓒ 뉴질랜드 관광청
밀퍼드 트랙 ⓒ 뉴질랜드 관광청

3 밀퍼드 트랙 NEW ZEALAND

뉴질랜드 남섬의 서쪽 모서리에는 트레킹 마니아들이 꼽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있다. 바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밀퍼드 트랙Milford Track. ‘그레이트 워크’라 불리는 뉴질랜드의 대표 하이킹 트랙 9개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코스다. 테아나우 호수 선착장에서 시작된 일방통행 길이 밀퍼드 사운드까지 45킬로미터가량 이어지는데, 장엄한 원시림과 깊은 협곡, 거울 같은 호수 등 때묻지 않은 대자연의 절경이 길 사방으로 빼곡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환경 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객 수를 제한한다는 것. 개별 투어의 경우 최대 40명까지, 현지 업체의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더라도 최대 50명까지만 이 트랙을 밟을 수 있다. 개별 투어 일정은 3 박 4일로, 오두막 형태의 숙소가 제공되긴 하지만 식사나 여행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여행자가 직접 짊어지고 걸어야 한다. 만약 좀 더 느긋하게 산책하듯 풍광을 즐기고 싶다면박, 4~5일간 숙소와 식사가 모두 제공되는 가이드 투어를 선택하는 편이 좋겠다.

 

잉카 트레일 ⓒ 페루관광청

4 잉카 트레일 PERU

페루의 잉카 트레일은 쉽게 말해 ‘마추픽추로 가는 길’이다. 매년 2 만 5000여 명의 여행객이 마추픽추를 최종 목적지 삼아 잉카 트레일을 찾는다. 다만, 레고시호 광장에서 우루밤바강의 거센 급류를 지나면서부터 시작되는 산길은 잉카인의 잃어버린 도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쿠스코의 깊은 산중을 따라 깎아지른 듯한 협곡과 만년설로 뒤덮인 고봉, 그림엽서처럼 아름다운 마을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물론 룬쿠라카이와 사야마르카, 푸유파타마르카 등 신비로운 자태의 고고학 적유도 즐비하다. 자연 못지않게 문화유산의 보호가 중요한 만큼, 페루 정부는 잉카 트레일의 일일 방문객 수를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숫자가 꽤 많아 보여도, 마추픽추의 방문객 제한 범위가 하루5 200명이란 걸 감안하면 상당히 엄격한 규제다.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성수기에 방문하려면 최소 4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2일 코스도 있지만, 3박 4일 일정으로 소화할 수 있는 43킬로미터짜리 클래식 잉카 트레일이 가장 대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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