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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짜파게티’ 요리사” 기생충 후광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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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짜파게티’ 요리사” 기생충 후광은 어디까지
  • 황은비 기자
  • 승인 2020.02.21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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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신드롬 ‘낙수효과’, 강제 세계 진출한 농심
-‘짜파구리’에 세계 팬 관심, 직접 끓여 업로드 이어져
-농심, 미국 겨냥한 ‘짜파구리 컵라면’ 출시도 검토 중
영화 속 짜파구리는 빈부격차를 풍자하는 소재로 쓰였다. ⓒ기생충스틸컷
영화 속 빈부격차를 풍자하는 소재로 쓰인 짜파구리 ⓒ기생충스틸컷

아카데미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여러 분야에 후광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참이슬’을 비롯해 벤츠의 ‘S-Class’, 휘슬러 냄비, 칠레 와인 ‘비냐 모란데’ 등 크든 작든 기생충에 등장한 상표나 제품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뭐니 뭐니해도 가장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은 역시 ‘농심’이다. 극 중 등장한 ‘한우 채끝살 짜파구리’ 때문이다.

짜파구리는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음식으로, 소비자가 개발한 레시피가 널리 전파된 경우이다. 박 사장 가족이 캠핑에서 돌아오면서 주문한 ‘한우 채끝살 짜파구리’는 서민 음식을 대표하는 라면과 고가의 한우 채끝살이 대조되는 레시피로서, 극 중 빈부격차를 풍자하는 소재로 쓰였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이후 실제 짜파게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너구리의 매출 증가량도 50%를 넘었다. 농심은 이 기세를 몰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SNS 등을 통해 짜파구리의 공식 레시피를 발표한 것은 물론, 각종 홍보 콘텐츠 제작 및 국내외 기생충 개봉 극장에서 해당 제품을 나눠주는 등 판촉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짜파구리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 시장을 겨냥한 ‘짜파구리 컵라면’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짜파구리 신드롬에 기생충 관련 적극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농심인스타그램
농심은 짜파구리 신드롬에 기생충 관련 적극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농심인스타그램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세계적인 짜파구리 신드롬에 있어 숨은 공신은 바로 소비자이다. 소비자가 임의로 레시피를 무시하고 두 라면을 섞어 만든 것인데, 이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최근 더욱 늘고 있다.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모디슈머’라는 말도 생겨났다.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결합한 말이다. 짜파구리 외에도 화제가 된 것은 편의점에서 떡볶이와 스파게티 등을 섞어 만드는 ‘마크 정식’ 등이 있다. 인기 소비자 레시피가 제품으로 역 출시되는 경우도 많다. 삼양은 불닭볶음면과 치즈를 섞어 먹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치즈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볶음면 소스를 다른 곳에 활용하는 이들이 늘자, 아예 소스만 따로 내놓기도 했다. 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정 판매 예정이었던 것이 이제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이 가운데, 짜파구리 외 다양한 활용 레시피도 다시금 소환되고 있다. 백종원 레시피로 알려진 ‘양파게티’는 볶음 양파를 넣어 실제 짜장면의 느낌을 살린 것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고,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마마무의 화사가 먹어 화제가 된 ‘트러플오일 짜파게티’는 짜파게티 35주년 한정판 제품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1984년 처음 출시 후 일요일의 별미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 온 짜파게티. 강제로 세계에 진출한 짜파게티(짜파구리)가 이제 김치, 비빔밥, 김 등에 이어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가운데, 기생충 효과가 어디로까지 이어질지 한동안 더 주목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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