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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안재홍-옹성우의 '일탈', 트래블러 아르헨티나 최창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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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안재홍-옹성우의 '일탈', 트래블러 아르헨티나 최창수 PD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0.02.24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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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배우 류준열, 이제훈과 쿠바를 다녀왔던 여행 예능 트래블러 팀이 새로운 멤버를 꾸려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연출을 맡은 최창수 PD를 만났다.
(C)최창수PD
JTBC <트래블러>편의 최창수 피디 (C)최창수PD

Q 여행 예능인 <트래블러> 시즌 1에서 배낭여행 콘셉트로 두 배우가 다녀온 쿠바를 소개했는데 1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왔네요. 시즌 1은 기존 여행 예능과의 차별성이 돋보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여행을 좋아해요. 군 제대 직후인 2005년 몽골에서 시작해 17개월간 아프리카까지 배낭여행을 다녀왔어 요. ‘5불 생활자’라는 포털 카페를 통해 저렴한 나라 위주로 배낭여행을 다녔죠. 당시 PD 지망생이던 저는 여행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어요.
언젠가는 배낭여행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마침 기회가 왔어요. 몇 년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여행기를 올리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중 700여 일간 30여 개국을 여행하며 에세이를쓴 <서른, 결혼대신 야반도주>의 김멋지, 위선임 작가를 메인 작가로 데려왔어요.
여행 프로그램은 진짜 여행을 해본 사람들이 만들어야 만듦새가 다를 거라 믿었어요. 또 인도 여행에서 만났던 친구가 지금은 예술 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당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면 사진 촬영을 해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정말로 그 친구와 쿠바 편, 아르헨티나 편까지 함께 다녀왔어요.
PD나 카메라맨도 여행을 좀 한다는 체력 좋은 스태프로 꾸렸고요. 덕분에 쿠바 편에서 일반적인 여행 ‘예능’이 아닌 진짜 여행을 시청자들 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그 힘으로 아르헨티나 편까지 제작하게 됐어요.

Q 캐스팅 전부터 아르헨티나를 여행지로 점찍었다고 들었어요. 아르헨티나의 어떤 점 때문인가요?
작가들이 아르헨티나를 강력 추천했어요. <트래블러> 초기 구상 중에는 쿠바, 아르헨티나, 인도 등이 여행 후보지였 죠. 인도는 촬영 환경이 여의치 않아 제외했고, 쿠바의 색감에 끌려 시즌 1 촬영지로 선택하게 됐어요.
다행히 쿠바 편이 잘되어 시즌 2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망설임 없이 아르헨티나로 답사를 떠났어요. 답사에서 더 확신할 수 있었죠. 남미의 다양한 나라 중에서도 촬영 여건이나 여행 인프라, 볼거리와 음식의 다양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아르헨티 나를 추천한 이유도 컸어요.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 아의 대자연은 동남아나 아프리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여행지로서 아르헨티나를 알리고 싶었어요.

Q 화려한 캐스팅으로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요?
캐스팅은 운, 타이밍, 아티스트가 프로그램에 가진 호감도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해요. 강하늘 배우는 군 제대 시점부터 점찍어둔 출연자였어요.
한국의 많은 젊은 남성이 군 제대 후 체력과 정신력이 강해지고 사회에 나가기 직전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배낭여행을 떠나곤 하죠.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자유인이 된 직후 떠나는 만큼 충분히 자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고요. 오랜 시간 소속사를 설득하며 캐스팅을 완료했죠. 마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큰 인기를 얻어 <트래블러> 시즌 2 방송 전부터 주목받았죠.
그리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저희 제작진이 즐겨보다가 안재홍 배우를 캐스팅하기로 했어요. 같은 방송사 드라마이기도 했고, 쿠바 편의 류준열 배우와 안재홍 배우가 서로 친분이 있어 본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도 높았고, 강하늘 배우와도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요.
쿠바 편을 통해 2명이 다녀오는 여행은 충분히 보여줬 다고 생각해 3명으로 멤버를 꾸리기로 했어요. 3명이 여행을 하면 대화의 양이나 대화 방식이 달라져요. 마지막 멤버가 필요했죠.
두 형 사이에서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막내를 찾았는데 JTBC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옹성우 배우를 추천받았 어요. 개인적으로 워너원이 활동할 때 제가 가장 좋아 하던 멤버여서 호감이 있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론 3명이 무척 잘 어울리며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충분히 닮을 수 있었어요. 셋 다 인성이 좋고 둥글둥글한 성격이라 제작진과도 여행하듯 촬영하고 왔어요.

Q 다양한 매력을 가진 출연자들인 만큼,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캐릭터가 기대되네요.
강하늘 배우는 정말 유쾌해요. 3명 중 항상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이었죠. 방송가에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몸에 밴매너로 멤버와 제작진을 챙기기도 했어요.
루트나 숙소, 식당 등 굵직한 스케줄을 선택할 때는 안재홍 배우가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어요.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해 아침 산책을 수 킬로미터씩 하곤 했어요. 스태프가 따라가다 지칠 정도였죠.
옹성우 배우는 정말 귀여워요.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실력도 뛰어나요. 시간 날 때마다 형들의 모습을 사진 기에 담았어요. 형들 사진 찍느라 정작 본인 사진은 몇장 없지, 싶어요. 이처럼 캐릭터들의 성격과 성향이 다르면서도 조화로워 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Q 쿠바 편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들의 기대가 커요. 쿠바 편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여행하는 분위기는 조금 달라요. 나라의 특성상 쿠바는 일몰이나 일출을 감상하고 풍경을 마주했을 때 차분히 즐기는 느낌이었다면 아르헨티나는 역동적이에요.
스카이다이빙, 보트 투어, 파타고니아 1박 2일 트레킹 등 액티비티가 매우 다양하고 먹거리도 많아요. 1일 1액티비티, 1맛집이 기본 이었죠. 매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Q 여행지로서 잘 알려지지 않은 아르헨티나를 촬영하며 알게 된 매력이 있다면요?
대자연과 사람들, 먹거리가 좋았어요. 출연자와 스태프도 아직 아르헨티나를 잊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도 단체 메신저 방에서는 아르 헨티나가 그립고 다시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죠.
개인적으로 편집실에서 일하다 답답함을 느끼면 파타고니아에서 찍어온 영상을 봐요. 파타고니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람’이에요. 뭔가 있어 보이려는말 같지만 정말 사실이었어요.
태평양에서 건너와 안데 스산맥을 넘어온 바람이 파타고니아 평원으로 부는데, 1년 내내 서풍이죠. 때문에 모든 나무가 동쪽으로 휘어져 있어요. 파타고니아 인근 도시에는 주민들이 미루나 무를 심어놨는데 바람이 불면 미루나무가 무척 아름다운 소리를 내요.
그 영상을 ASMR처럼 틀어놔요. 그러면 그곳으로 간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지죠. 그곳의 기억이 너무나 강렬해요. 얼마 전엔 옹성우 배우가 개인 SNS에 파타고니아의 바람을 맞고 있는 영상을 올렸 더라고요. 그만큼 전 스태프가 반한 것이 파타고니아의 바람이었어요.
프로그램 5~6회차에는 파타고니아의 바람에 대해 설명하는 시퀀스가 있으니 시청자 분들도 함께 느껴보셨으면 해요.

Q 아르헨티나 편 이후로는 무엇을 구상 중인가요?
아티스트를 통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일반 여행자들의 영상도 발굴해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이 순간에도 대단한 여행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들의 다양하고 톡톡 튀는 콘텐츠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JTBC 계정과 별도로 <트래블러> 유튜브 계정을 새롭게 만들었어요. 당장은 아르 헨티나 편만 업데이트되겠지만 이 채널을 통해 연예인에 국한된 여행이 아닌 좀 더 내추럴한 여행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Q 과거의 배낭여행이나 <트래블러> 촬영을 위한 여행 에서 느꼈던 것들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저는 지금도 17개월 배낭여행의 추억을 곱씹으며 힘을 내요. 그때 겪었던 난관,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몸에 익혔던 태도, 정신력이 지금 사회생활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죠.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 중 가능하다면 장기 여행을 추천하고 싶어요. 짧게 다녀오는 여행도 물론 좋지만 한 달 이상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지의 색다른 모습이 보일 거예요.
꼭 배낭여행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여행을 통해 뭔가를 얻어야 할 필요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통해 뭔가를 얻고자 하면 한 달 이상 다녀오길 권해요.


TRAVELLER 최창수 PD
TRAVELLER 최창수 PD

 

 

 

 

 

TRAVELLER 최창수 PD
2019년 <트래블러-쿠바>에 이어 2020년 <트래블러-아르헨티나>의 총연출을 맡았다.
2006년 17개월의 배낭여행을 끝내고 책 <지구별 사진관>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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