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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빌딩 숲 사이 산책하기 좋은 길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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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빌딩 숲 사이 산책하기 좋은 길 많네
  • 트래블러뉴스
  • 승인 2020.11.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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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2교에서 굽어본 양재천 근린공원 풍경. 이하 서울관광재단 

빌딩만 가득할 것 같은 강남에도 걷기 좋은 산책길이 꽤 많다. 낮에는 빌딩 숲에 자리한 녹지 공간들이 인근 주민과 직장인에게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밤에는 연인과 함께 빌딩 속 화려한 불빛으로 감싼 공원을 산책하면서 분위기를 잡기에도 좋다.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한 짬짬이 산책, 조깅, 등산, 라이딩 등을 하기 좋은 강남과 서초의 도심 속 공원과 산을 소개한다. 서울의 중심답게 가까운 곳에 주변 볼거리, 먹거리도 많다 보니 걷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정릉(중종 능) 홍살문 뒤로 정자각이 보인다. 정자각 왼쪽에 정릉 능침이 있다.

◇ 능과 능을 잇는 산책로…'서울선릉과정릉'

선정릉의 정식 명칭은 서울선릉과정릉(사적 제199호)이며, 선릉과 정릉 두 기의 왕릉이 있는 묘역이다. 선릉은 조선 제9대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를 모신 능이다. 정릉은 성종과 정현왕후의 아들인 중종의 능이다.

선릉은 왕과 왕비의 능을 서로 다른 언덕에 조성한 형태이므로 선릉과 정릉에는 총 세 개의 능침이 있다. 선릉과 정릉의 위성사진을 보면 빌딩들에 둘러싸인 삼각형 모양의 초록 섬 같다.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정릉, 선릉 순으로 닿는다. 능을 둘러싼 숲이 저마다 특색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정릉은 원래 고양시 덕양구 서삼릉에 있었다. 두 번째 계비인 문정왕후가 사후에 종종 옆에 안장되기 위해 서삼릉의 풍수지리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를 대어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것이다. 그런데 선릉에 홍수가 자주 나 문정왕후도 결국 태릉에 홀로 묻히고 말았다.

정릉능침 앞에서 바라본 정자각과 선릉역 일대 빌딩들

정릉 정자각에 서서 홍살문 쪽을 바라보면 아찔한 고층 빌딩들이 산처럼 둘러섰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정현왕후 능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은 소나무 군락지다. 청량한 기운이 산책로에 가득하다. 정현왕후 능은 성종릉과 구조가 비슷하나 병풍석 없이 난간석만 둘러 소박한 기품을 드러낸다. 정현왕후는 연산군의 생모인 윤 씨가 폐비가 된 후에 성종의 계비가 되었다. 훗날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이 폐위된 뒤 아들 진성대군이 중종이 된다.

정현왕후 능에서 성종 능으로 가는 길에는 활엽수가 우거져 단풍이 곱다.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책 읽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성종 능은 정현왕후 능보다 봉분이 훨씬 높고 병풍석을 둘러 위엄을 갖췄다. 능침 공간이 꽤 높기 때문에 시야가 탁 트여 전망이 아주 좋다. 선릉과 정릉의 울창한 숲과 선릉역 일대 오피스타운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산공원 동문 쪽에 있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동상

◇ 낮과 밤이 아름다운 도산공원의 24시

도산공원은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된 선생의 유해와 로스앤젤레스에 안장된 부인 이혜련 여사의 유해를 도산공원으로 옮겨와 합장했다.

도산 선생이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된 이유는 1938년 도산 선생이 서거하기 직전, 비서 유상규 묘 옆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었다. 독립운동가이자 외과 의사였던 유상규는 도산 선생이 매우 아끼는 제자였다.

도산 선생의 유언을 알지 못했던 1973년, 도산공원을 조성하면서 도산 선생 내외의 묘를 이장했고 유언이 밝혀진 훗날, 망우리 공원에 안장된 유상규 묘 옆에 도산 선생의 묘비만 갖다 두었다. 2007년 유상규의 묘를 국립묘지로 이장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의 후손들이 도산 선생의 묘비가 있는 곳을 떠나게 할 수 없어 그대로 두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동문 주변에 식당과 카페들이 모여 있다

도산공원 내 주요 시설로는 도산 선생의 업적을 기념하는 도산안창호기념관과 도산 선생 내외 묘소, 도산 선생 동상, 도산 선생 어록비 등이 있다. 묘소를 중심으로 산책로를 둥글게 조성했다. 규모가 작은 공원이나 산책로 주위에 숲이 우거지고, 화단이 있어 휴식하기 좋다. 점심때는 인근 직장인의 산책 코스로, 저녁에는 주민들의 운동 코스로 인기 있다.

도산공원 정문 앞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리버사이드길'이라 부른다. 도산 선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서 독립운동한 것을 기념하여 이름 붙인 것이다. 이 길에 프랑스 명품서적 브랜드 애슐린의 책을 전시·판매하는 북카페 '애슐린' 라운지와 '메종에르메스 도산파크',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등의 문화·쇼핑 공간이 있으며, 길 입구에는 도산대로의 랜드마크 '호림아트센터'가 자리했다.

칠엽수 숲에 단풍이 한창이다.

◇ 양재천 근린공원 숲길까지 이어지는 '양재시민의숲'

양재시민의숲은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양재 톨게이트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소나무, 느티나무, 당단풍, 칠엽수,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의 다양한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느티나무, 당단풍, 칠엽수가 우거진 구역은 단풍 명소로 유명하다.

양재시민의숲은 매헌로를 사이에 두고 북측과 남측 구역으로 나뉜다. 둘 다 공원 둘레를 돌 수 있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북측 1번 입구에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이 있다. 기념관 뒤로 자연학습장, 야외공연장, 어린이놀이터, 분수대, 야외예식장, 바비큐장, 캠핑장, 테니스장, 쉼터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매헌로를 건너면 남측 구역이다. 남측은 북측보다 면적이 작고, 위령탑이 모여 있다. 한국전쟁 유격 백마부대 충혼탑, 1987년 미얀마 상공에서 북한의 테러로 폭파된 대한항공 858편의 위령탑,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사망한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위령탑 등이다.

양재시민의숲에서 산책을 마치기 아쉽다면, 북측 구역과 연결되는 양재천 근린공원 숲길 산책로를 이어 걸으면 된다. 양재천 바로 옆에 자전거길과 산책로, 수변공원 시설을 갖췄다. 오로지 걷기에 집중하고 싶다면 제방 위 숲길 산책로가 낫다. 훤칠한 메타세쿼이아와 편백이 산책로 양옆에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바닥에는 폭신한 고무 트랙이 깔려 있거나 흙길이다.

양재천 숲길 산책로 중 강남대로인 영동1교와 논현로인 영동2교 사이의 700m 구간을 '연인의 거리'라 부른다. 이곳엔 여러 가지 테마를 가진 벽화, 조형물, 벤치 등을 설치해 놓았다. '연인의 거리' 옆 도롯가에는 양재천 카페거리가 형성돼 있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카페, 테라스가 있는 와인바들이 줄지어 있다. 산책하다가 브런치를 먹거나 음료를 마시기 위해 잠시 들르기 좋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 달빛무지개분수와 세빛섬이 빛나는 '반포한강공원'

반포한강공원은 반포대교를 중심으로 한남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있는 강변 공원이다. 서초구 반포동과 동작구 흑석동과 인접해 있다. 교통 요지인 고속터미널역과 동작역이 가까워 인근 주민과 직장인뿐만 아니라 수도권 주민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6개의 다른 한강공원과 마찬가지로 축구장, 농구장, 놀이터 등의 체육시설과 수상 요트, 모터보트, 수상스키 같은 수상 레저 시설을 갖췄다.

반포한강공원과 한화리조트 설악에만 있는 튜브스터는 바닥이 막힌 튜브에 둘러앉아 치맥을 먹으며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수상 레저 놀이기구다. 튜브스타를 타고 한강 일몰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세빛섬에 승선장이 있다.

반포한강공원의 주인공은 달빛무지개분수와 세빛섬이다. 달빛무지개는 반포대교에 설치한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다. 조명 200여 개가 공중에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를 무지갯빛으로 물들인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일 4~6회 가동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시행에 따라 중단한 상태다.

반포한강공원_반포대교 위에서 촬영한 세빛섬과 도심 전망. 일몰 감상하기 좋은 포인트다

반포대교 자체도 볼거리다. 우리나라 최초의 복층 교량으로서 아래 교량은 잠수교다. 보도를 넓혀 한강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자전거 전용 차선을 두었다.

반포대교 옆에 있는 세빛섬은 수상 복합 문화 공간이다. 세계 최초로 물 위에 뜨는 부체 위에 건물을 짓는 플로팅 방식으로 건축했다. 가빛섬, 솔빛섬, 채빛섬 세 개의 섬과 영상을 상영하는 예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들은 부교로 연결돼 있다. 건물 안에 웨딩홀, 카페, 대관실, 편의점, 레스토랑, 전망시설을 갖췄다. 밤에 무지갯빛 조명을 밝히면 분위기가 환상적으로 변한다.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중간에 있는 서래섬은 면적 2만5000㎡(약 7500평), 둘레 1.2㎞ 규모의 인공섬이다. 반포한강공원과 다리 3개로 연결돼 있다. 서래섬 둘레를 돌 수 있는 산책로와 쉼터, 꽃밭, 철새도래지, 수상스키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붕어, 잉어 등이 잘 잡히는 낚시 포인트이기도 하다. 계절 따라 꽃밭에 유채꽃과 메밀꽃이 만발하는데 올해 가을은 아쉽게도 메밀꽃을 볼 수 없다. 서래섬 둘레 수양버들과 억새도 꽤 운치 있으니 대리만족한다. 해 질 녘 강변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우면산 소망탑 앞에 도심 전망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 등산 초보자도 거뜬한 '우면산'

우면산(293m)은 서울시 서초구와 과천시 하동 경계에 있는 산이다. 소가 배를 깔고 앉아서 졸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우면산(牛眠山)이라 불린다. 우면동·서초동·양재동·방배동과 인접해 도심에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산행 코스가 다양하고 산행길이 짧으며 경사가 완만해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산에 오를 수 있다. 운동기구를 갖춘 쉼터, 정자, 전망대, 약수터 등의 편의시설도 촘촘한 간격으로 설치해 놓았다.

서울둘레길 4코스(대모·우면산 코스)에 해당하므로 외지인도 많이 찾는다. 여러 등산 코스 중에 누구나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서초약수터(샘터)에서 소망탑으로 올라 예술의 전당으로 내려오거나 역순으로 걸으면 된다. 산행 소요 시간은 천천히 걸으면 약 1시간 걸린다.

산행 거리가 짧지만, 평지 구간이 거의 없고, 소망탑까지 줄곧 오르막이다. 나무 계단과 흙길을 번갈아 걷는다. 쉼터가 많으니 쉬엄쉬엄 오른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길 찾는 데 어려움이 없다.

소망탑(270.7m) 이정표만 보고 가면 된다.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은 나중에 다시 합쳐지는 길이다. 소망탑 도착 150m 전에 전망대 방향과 소망탑 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이때도 소망탑 쪽으로 가면 된다. 소망탑 전망대의 도심 전망이 훨씬 좋다. 예술의 전당, 동작대교, 반포대교, 남산, 북한산, 강변북로, 롯데타워 등이 가슴 벅찰 만큼 시원하게 펼쳐진다.

예술의 전당 분수쇼

하산할 때는 대성사를 거쳐 예술의전당으로 걷는다. 소망탑에서 예술의전당으로 가는 길이 두 가지다. 하나는 올라왔던 길을 470m쯤 다시 내려가다 보면 대성사 이정표가 보인다. 또 다른 길은 소망탑에서 진행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100여 개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시골 뒷산 같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길가에 야생화 군락이 흐드러졌다. 사방댐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 두 개를 지나면 대성사 아랫길과 만난다.

대성사는 아담한 사찰이다. 백제 침류왕 때 동진의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러 오던 중 병에 걸렸는데, 우면산 생수를 먹고 병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대성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예술의전당이다. 국립국악원, 서예박물관, 미술관, 카페, 레스토랑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예술의전당 마당에서 펼쳐지는 세계음악분수쇼가 볼만하다. 역동적인 분수쇼에 맞춰 클래식, 대중음악 등 여러 나라의 음악을 들려준다. 10월 30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분수쇼를 한다. 가동 시간은 12시부터 밤 9시 10분까지 평일 3회, 주말·공휴일 5회, 1시간씩 가동한다. 조명이 곁들여지는 야간 분수쇼가 훨씬 환상적이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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