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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정희진의 발로 뛴 해외여행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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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정희진의 발로 뛴 해외여행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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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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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 올드타운을 걸어 다니다 보면 구석구석 예쁜 골목들과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들이 많아 구경거리가 많았다. 우리가 빌뉴스를 여행하는 날이 주말이라 그런지 골목 중간중간에 벼룩시장 같은 것도 있었고 길 중간에서 옛날 카메라로 관광객들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빌뉴스 여행을 시작하는 첫날이다. 헬싱키는 9월임에도 불구하고 초겨울 날씨처럼 상당히 추웠었는데 10월인 빌뉴스는 헬싱키보다는 따뜻했다. 그래서 여행 중 처음으로 올드타운의 어느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빌뉴스 사람들을 구경했다. 마치 내가 여기에 살고있는 현지인이 된 것처럼 따듯한 햇빛을 느끼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 보았다.

정치범 수용소, 포도주 창고, 무신론 박물관 등 다양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성 카지미에라스 성당.
정치범 수용소, 포도주 창고, 무신론 박물관 등 다양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성 카지미에라스 성당.

빌뉴스 올드타운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탈린이나 리가에 비하면 중세시대 느낌이 덜한 것 같긴 했지만 빌뉴스 올드타운은 다양한 건축양식의 교회와 성당이 많이 있어 종교적 느낌이 있는 도시 같았다.

성모 마리아 성화가 기적을 행한다고 해서 유명해진 “새벽의 문”
성모 마리아 성화가 기적을 행한다고 해서 유명해진 “새벽의 문”

빌뉴스 올드타운을 걸어 다니다 보면 구석구석 예쁜 골목들과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들이 많아 구경거리가 많았다. 우리가 빌뉴스를 여행하는 날이 주말이라 그런지 골목 중간중간에 벼룩시장 같은 것도 있었고 길 중간에서 옛날 카메라로 관광객들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친구랑 여행 기념이 될 것 같아 사진을 찍어보려고 물어보니 사진 가격은 무료고 사진을 찾아갈 때 원하는 금액의 기부금을 내면 된다고 했다. 친구와 오케이 하고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철컥 소리와 함께 사진 한 방이 찍혔다. 

빌뉴스의 올드타운
빌뉴스의 올드타운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흑백 사진이 인화되는 과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흐릿했던 우리의 모습이 점점 형태를 갖춰 가는데 결과물이 어째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우리는 과거 흑백 영화에서 봤던 우아한 느낌의 흑백 사진을 기대했는데 사진에서의 나의 모습은 마치 심령사진 속 유령 같았고 친구는 6.25 전쟁 피난민처럼 보였다. 기대했던 느낌의 사진은 아니었지만, 추억은 됐으니 된 건가?

옛날식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바로 현상하고 이렇게 길거리에 걸어두고 사진이 마르면 자기 사진 찾아가면서 기부금을 내면 된다.
옛날식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바로 현상하고 이렇게 길거리에 걸어두고 사진이 마르면 자기 사진 찾아가면서 기부금을 내면 된다.

빌뉴스 올드타운에도 유명한 건물들이 많은데 그 중 빌뉴스 대학은 오래된 역사와 아름다운 건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대학 구경하는 투어도 있다는데 우리가 갔던 날은 주말이라 건물들도 거의 닫혀 있었고 학생들도 거의 없었다. 대학 도서관 내부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해 보고 싶었는데 그걸 못 봐서 조금 아쉽긴 했다. 

올드타운 안에는 여러 개의 성당과 교회가 있는데 그 중 성 안나 교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빨간 고딕 양식의 건물이 아름다워서 인상적이었는데 나폴레옹 또한 러시아를 침공하러 가던 중 이 교회의 아름다움을 보고 파리로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역시 나폴레옹 같은 위대한 인물이건 나 같은 보통의 사람이건 아름다운 것을 보는 눈은 똑같은 것이었다.

1579년 설립된 빌뉴스 대학. 건물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1579년 설립된 빌뉴스 대학. 건물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빌뉴스 올드타운 전체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은 게디미나스 성 위에서 보는 것이 좋다고 해서 성이 있는 언덕을 한참 올라갔다. 아래에서 봤을 땐 언덕이 완만해 보이는게 별로 힘들지 않을 것 같았었는데 보이는 게 다가 아닌 언덕을 빙빙 돌아 올라가야 하는게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나폴레옹도 탐을 냈을 정도로 아름다운 성 안나 교회
나폴레옹도 탐을 냈을 정도로 아름다운 성 안나 교회

성 아래 도착해 타워 꼭대기까지 올라가 뷰를 볼 것인가 그냥 타워 아래에서 뷰를 볼 것인가 고민하다 이왕 온 거 5유로를 내고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기로 했다. 

타워 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빌뉴스의 역사 등을 볼 수 있었고 타워 유리창을 통해 보는 빌뉴스의 전경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줬다. 타워 꼭대기에 오르니 시야가 뻥 뚫리는 게 빌뉴스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마침 점점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들과 중세 느낌의 빨간색 건물들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게디미나스 성에서 바라본 빌뉴스 올드타운 전경
게디미나스 성에서 바라본 빌뉴스 올드타운 전경

 

(다음 회에 계속)

정희진> 트래블러뉴스 프리랜서 여행기자. 한국전통문화 인터넷 방송, 야후, 기초과학연구정보센터 등에서 컨텐츠 관련 일을 오래 함. 친구와 같이 떠나는 여행도 좋고, 홀로 가는 여행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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