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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여행 시장,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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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여행 시장,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①
  • 김수현 기자
  • 승인 2019.09.24 14: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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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업계 현 여행 시장 “FIT 여행 증가”, “여행사의 역할 증대” 조명
- 업계들간의 끊임없는 소통 및 재생산 가능한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한 시기

수많은 플랫폼 등장, 국제관계 예측 불가 등 올한해도 다양한 이슈들이 여행업계를 강타했다. 두바이관광청 류영미 대표, 세부퍼시픽항공 강혁신 지사장, 하나투어 홍보실 정기윤 부서장, 프로맥 파트너쉽(벨기에 플랜더스관광청, 프린세스 크루즈 등) 김연경 이사를 모시고 현 여행업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진행 <더 트래블러> 매거진 여하연 편집장

더트래블러 기획 대담 ⓒ전재호
더트래블러 기획 대담 ⓒ전재호

Q 최근 2~3년간 여행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궁금하다. 여행객들의 달라진 여행 패턴과 여행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기윤(이하 정) 최근 1~2년 사이의 변화는 아니지만 예상보다 빠른 FIT 여행객의 성장이다. 사람들의 여행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무엇을 보고, 하기 위해 여행을 갔다면 이제는 자신이 계획을 하고 이를 수행하고, 문제를 겪고 극복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긴다. 요리에 비교하자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한 과거와 달리, 요즘은 맛이 없을 지는 몰라도 만들어보는 것을 선호한다.

류영미(이하 류) FIT 여행이 크게 성장했지만, 아직 완전히 넘어간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과도기다. 두바이의 경우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가보고 싶은 느낌과는 달라서 결국 패키지가 나서줘야 한다. FIT가 강하지만, 55세 이상 이를 테면 홈쇼핑에 의지하는 세대들이 있기에 패키지는 결코 버릴 수 없는 것이다. FIT와 패키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접점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중장년층도 이제는 자유여행을 계획한다. 여행사들은 이들이 자유롭게 여행갈 수 있는 인프라를 개발하고 구축하는 중이다. 세미팩, 에어텔 등 현지에서 여행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전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 하나투어에서 론칭한 모하지는 처음에 현지투어를 판매하는 것이었다. OTA에 대한 이야기가 늘 나오는데, OTA는 사실 여행사가 아니라 IT 기업, 즉 예약 엔진 시스템을 제공하는 곳이다. 처음에는 이들을 따라가려 했는데, 이미 시장 규모와 공급자, 시스템을 따라가기란 어려웠다. 대신 우리가 차별화할 수 있는 건 서비스라 판단했다. 여행 서비스를 공급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에 거래하던 현지 업체, 랜드사가 이 플랫폼 안에서 현지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일부는 현지 투자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하나투어 일본 법인의 성공이 좋은 예다. 일본에서 100개 버스, 면세점 3개, 호텔 3개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추가된 것이 다양한 현지투어 공급이다. 한국 사람이 일본 가지 않아도 현재 중국, 동남아 고객들의 수요가 있다. 이것이 OTA와의 경쟁방향이라고 생각한다.

Q 한국에서 여행 정보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다 아는 것 외에 차별화된 곳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현지 여행 프로그램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연경(이하 김) 소비가가 관광산업에 기대하는 것 중 한 부분이 ‘여행 코디’다. 현지 랜드사분들이 이런 트렌드를 찾아 알려주면 좋겠지만, 그분의 원래 업무는 패키지가 잘 돌아가는 것 한마디로 차량, 단체 여행객 등이 문제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 뜨는 커피숍을 찾는 것은 사실상 이분들의 소득과 직결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건 정시 출발, 정시 도착, 원활한 운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기윤(이하 정) 어차피 그런 내용들은 2030대는 유튜브를 통해 접한다. 손님들이 알아서 검색한다는 말이다. 테마여행이 등장한 것은 이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함이다. 문화, 음악 등은 전문가가 필요한 분야다.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동행하면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한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대해서는 오히려 고객이 직접 찾아다닐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여행사의 역할이 아닐까.

 한국은 영어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인 것을 보여줄 때는 결국 한국어를 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문성이 들어가면 그 도시의 스토리를 듣는 것이 필연적이다. 랜드사에서 전문성을 찾는 것은 힘들다. 여기서 전문가는 한가지 분야에 능통한 사람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는 성악하는 유학생들이 음악에 박식하다. 중동은 상대적으로 그런 사람이 어려운데, 아랍인들이 한국어를 공부해 가이드를 하고, 손님들도 좋아한다.

 전문가 인력이 생기고 이런 여행사들이 성공한 사례가 있다. 이것도 결국 사람의 수요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어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전에는 패키지 고객이 다 똑같이 하나의 비슷한 니즈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각자 다 다른 니즈를 가지고 있다. 음악을 듣고 싶어하고, 미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예전에는 다 같이 묶어 다녔다. 이제는 테마라는 것으로 분리한다. 하나투어도 테마 상품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 박나래, 셰프 등과 테마 여행을 구성하고 있다. 문제는 함께하는 전문가의 몸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그래서 꼭 해당 인물이 아니어도 된다는 고객을 위해 직원들에게 좋아하는 것으로 상품을 만들어보도록 장려하고 있다. 나의 경우 모터사이클 투어를 고심하고 있다.

 벨기에 플랜더스의 경우 유럽에 좋은 곳과 경쟁해야 해서 마케팅이 쉽지 않다. 플랜더스는 맥주와 초콜릿으로 유명하다. 굉장히 훌륭한 맥주 투어가 하나 있다. 어느 수도원의 맥주가 맛있는지, 재료부터 하나하나 가이드 투어를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만일 전문가가 있어도 패키지에서 이런 코스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주지 않는다.

 오늘날 패키지를 “30년 전이랑 같다”라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최근 우리는 패키지 수요 감소를 느끼고 새로운 방향을 시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이미지를 깨주었으면 좋겠다. 출발은 같이 하되, 따로 할 수 있는 여행을 만드려 하고 있다.

 여행사에 항공좌석을 주는 집장에서 보면, 싼 가격으로 항공 요금을 주게 되고 이게 판매로 이어져서 여행사에서는 계속 좋은 상품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협업 면에서 어려울 때가 있다. 손님과 여행사와 항공사가 별개로 움직이는 것 같다. 현재 국내 저비용 항공사는 6개. 내년에 3개가 더 추가되면, 더 이상 여행사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움직이는 것은 사실상 힘들지 않나 싶다. 여행업의 많은 부분을 동남아, 일본, 중국 수요가 차지하는데, 이들이 잘 되어서 많은 부분들을 커버해줘야 여행업 전체가 잘 될 것이다. 여행사들의 단점 중 하나인 ‘기술자’가 없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한 번도 다녀보지 않은 사람이 파는 것도 문제다. 관광청이 팸투어를 진행하긴 하지만, 정해진 예산으로 움직이다 보니 자주는 할 수가 없다. 담당자들이 보고 와야하는데 인적 투자와 교육에 대한 투자가 쉽지는 않다.

 이벤트 성이라도 여행사에서 직원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항공사가 인플루언서를 모집해 여행 아이템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맞는 걸까. 패키지를 좋은 것을 팔아도, 결국 단가 싼 곳으로 많이 가버리니 문제다. 이런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두어야 한다.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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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준 2019-09-25 13:16:02
재밌네요. 짐작은 했지만 전문가들 현장얘기를 들으니 더 실감. FIT,, OTA 이런 용어는 정확한 설명을 붙여주시길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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