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반 모완의 ‘밤’과 ‘천연 허브 처방약’
세월이 다져온 특별한 의술은 시간이 흘러 그 나라의 문화가 되기 마련이다. 그것은 또 특유의 효능으로 상품이 되고 하나의 헤리티지가 된다.
이탈리아 산타 마리아 노벨라
한 여배우의 크림으로 유명해져 한국에는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진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는 사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이다. 400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은 1221년 도미니크 수도사들이 피렌체에 정착하며 자신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직접 약초를 기르고 약을 만들며 시작됐다. 처음에는 약제나 연고, 향유를 만들었는데 이후 1612년 토스카나 지방의 대공 페르난도 디 메디치 1세의 허가를 받은 공식 약국으로 설립됐다. 아직까지도 천연 원료만을 사용하고 비누 하나를 생산하는데도 숙성기간이 60일이 소요되는 등 고대 제조법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뒤편에 자리한 본점은 고풍스러운 내부에 400년의 향기를 품은 오묘한 분위기에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명성을 있게한 수도사들의 초상화가 벽을 장식하고 이들이 약초에 대해 기록해놓은 서적도 있어 약국의 오랜 역사를 가늠할 수도 있다. 약국 내부에는 도자기와 화장품 제조에 쓰이던 도구들이 소장되어 있는 박물관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는 곳은 향수와 비누코너, 그 중에서도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장미수다. 한국어로 된 상품 리스트와 간단한 설명이 있고 테스트를 요청하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LOCATION Via della Scala, 16, 50123 Firenze FI, Italia
TEL 39-055-216-276
WEB www.smnovella.com
타이 반 모완
방콕 카오산로드의 골목을 지나쳐 조금 걷다보면 올드타운 특유의 좁은 길이 펼쳐진다. 불교용품, 유니폼 가게들이 모여 있는 오래된 상점 골목에 자리한 반 모완Bann Mowaan은 100년의 역사를 지닌 특별한 약국이다. 이곳은 킹 라마 5, 6세 시대에 외교부 장관으로 일한 데바봉세 왕자의 주치의, 닥터 완 롯 무앙Wan Rod-Muang의 치료소였다. 중국과 포르투갈 스타일의 이층집 반 모완은 1924년에 지어졌는데 워낙 아름답고 독특한 스타일로 타이의 건축협회에 의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완 롯 무앙의 손녀가 4대를 이어 운영한다. 천연약재로 만든 약, 고급스러운 호랑이 연고가 연상되는 다양한 밤 제품, 소화를 돕기 위해 시나몬, 감초, 허브 뿌리로 만든 사탕 등의 다양한 제품을 100년 전 방식 그대로 만든다. 입구의 문은 대부분 닫혀있는데 벨을 누르면 직원이나 손녀가 직접 나와 문을 열어준다. 신발을 벗고 들어간 내부에선 아담하지만 고풍스러운 콜로니얼 스타일의 고가구가 시선을 뺏는다. 공간을 빼곡히 매운 약재, 감초나 박하, 계피 등으로 만든 알약과 연고들이 가지런히 정리돼있다. 운이 좋다면 영어가 유창한 손녀 약사에게 천연 허브 약재를 처방받을 수 있다.
LOCATION 9 Soi Tesa, Bumrungmueng Rd., Kwang Wat Rachabophit, Bangkok
TEL +66-2-221-8070
WEB www.facebook.com/ mowa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