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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네탐방] 지금 가장 뜨거운 섬, 용산 열정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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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네탐방] 지금 가장 뜨거운 섬, 용산 열정도 ①
  • 송혜민 기자
  • 승인 2019.11.07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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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복판, 젊은이들만의 속도와 온도로 만들어진 외딴섬
청년 상인들이 일궈 요즘 가장 뜨거운 동네로 떠올라

모든 것이 범람하는 도시 서울. 젊은이들의 열정은 도시의 더 낮은 곳을 찾아 흐른다. 지금은 ‘열정도’라 불리는 이 외딴섬은 어쩌면 도시의 가장 낮은 곳이다. 대로변에 서서 보면 고층 빌딩과 아파트에 둘러싸여 잘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들어가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오래된 인쇄소 공장 지대였던 작은 동네는 2014년, 청년 상인들이 처음 자리 잡으며 과거의 활기를 되찾았다. 이후 지금까지 열정도는 그들만의 속도와 온도로 발전하며 새로운 공간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몇 곳을 찾았다. 도시와 젊음, 그 온도를 발견하러 열정도로 가보자.

ⓒ강신환
AUZ의 풀브렉퍼스트 ⓒ강신환

AUZ
열정도 입구에 자리한 AUZ는 호주에서 요리 유학을 한 최지련 사장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간이다. 이민 문화가 발달해 여러 나라의 문화가 녹아 있는 호주의 음식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AUZ에는 아주 기본적인 브런치 메뉴부터 최지련 사장의 개성이 담긴 메뉴까지 알차게 준비되어 있다. 대표 메뉴는 풀 브렉퍼스트로, 영국, 미국을 비롯해 브렉퍼스트 문화를 즐기는 나라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의 메뉴다. 빵과 스크램블드에그, 볶은 채소와 소시지를 한 접시에 담아내 한 끼 식사로 손색없을 만큼 든든하다. 요리에 쓰이는 소스나 페스토는 모두 직접 만드는 것으로, 먹는 사람에게까지 그 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오픈한 지 겨우 6개월 남짓 되었지만 동네 주민은 물론이고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은 이유다.

ⓒ강신환
루니코의 이탈리안 가정식 ⓒ강신환

루니코
열정도에서 제대로 된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루니코로 향하자. ‘유일한’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루니코는 파올로 데 마리아 등 스타 셰프와 함께 일한 경력의 전인석 셰프가 주방을 이끈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가장 대중적이고 친숙한 ‘이탤리언 가정식’을 선보인다. 이를테면 프레시 모차렐라를 구운 가지로 말고 토마토소스를 곁들이는 멜란자네, 소꼬리를 10시간 이상 끓여서 소스를 만든 소꼬리 라구 스파게티, 익히지 않은 어란을 넣어 짙은 바다 향을 느낄 수 있는 어란 파스타 같은 것들이다. 어란 파스타를 주문하면 음식을 서빙한 뒤 테이블에서 직접 섞어주는데, 이 퍼포먼스를 보는 것도 큰 재미다. 손님 5~6팀 정도 들어가면 가득 차는 작은 레스토랑이지만 루니코에서의 경험은 어느 하나 정성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강신환
루니코 전인석 오너셰프 ⓒ강신환

왜 이 동네에 자리 잡았나?
우연히 발견한 동네다. 한자리에서 오래 영업하는 레스토랑을 열고 싶었는데, 그게 가능할 것 같은 동네라서 마음에 들었다.

루니코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주방이 오픈형인 것은 손님과 더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거다. 손님도 편한 마음으로 찾아주었으면 한다.

주변에서 자주 찾는 곳을 소개한다면?
바로 맞은편의 미티크다. 합리적인 가격에 한우 오마카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전인석(‘루니코’ 오너 셰프)

ⓒ강신환
슬로우어의 시그니처 상품, 향초 ⓒ강신환

슬로우어
‘천천히 가는 사람’이라는 뜻의 슬로우어. 오누리 대표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느리지만 자기만의 속도를 유지하는 삶을 지향한다. 그가 일상에서 위로를 얻은 것은 작은 내 방 하나를 꾸미는 일이었다고. 이후 그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자 소품 가게를 열었다. 신사동에서 13제곱미터 남짓한 작은 숍으로 시작했다가 올해 초 열정도로 옮겨왔다. 판매하는 물건의 가짓수를 조금 늘렸을 뿐, 분위기나 구성은 최대한 그대로 옮겨오고자 노력했다. 다채로운 향이 매력적인 향초와 간단해 보이지만 독특한 소품 가구가 슬로우어의 대표 상품. 모두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감각적인 소재와 색깔 선택이 돋보이는 미니 마크라메는 오누리 대표의 어머니가 만든다. 모두 느리게 제작되지만 그래서 더 정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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