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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포크의 도시' 포틀랜드에서 와인을 마셔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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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포크의 도시' 포틀랜드에서 와인을 마셔야하는 이유
  • 여하연 기자
  • 승인 2019.11.13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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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는 맥주의 성지이기 전에 피노 누아의 성지였다. 포틀랜드에서 와이너리에 가야하는 이유

독립적이고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로 뜬 도시, 포틀랜드. 잡지 <킨포크>와 미국드라마 <포틀랜디아>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서 힙스터의 성지로 알려진 이 도시는 맥주, 커피 등이 유명하지만 또 하나 꼭 맛봐할 것이 바로 와인이다.

포틀랜드는 크래프트 맥주의 성지이기 전에 피노 누아의 성지였다. 윌래밋밸리를 중심으로 남쪽의 로그밸리, 엄콰밸리를 비롯해 컬럼비아강 연안 일대에는 무려 300여 곳의 와이너리가 있다. 대부분의 포도밭에서는 피노 누아를 생산한다. 프랑스 부르고뉴와 같은 위도에 위치한 데다 차고 습한 날씨가 피노 누아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오리건 와인은 버건디 와인에 뒤지지 않는 깨끗하고 향기로운 맛을 선사한다. 포틀랜드 근교에서 소문난 와이너리 3곳을 찾았다. 

포틀랜드는 피노 누아의 성지다. 여하연
포틀랜드는 피노 누아의 성지다. ⓒ여하연
듀랜트. 시골 별장에 온듯한 분위기의 와이너리 ⓒ여하연
듀랜트. 시골 별장에 온듯한 분위기의 와이너리 ⓒ여하연

포도밭이 보이기 시작하자 포도 익는 냄새가 나는 듯했다. 처음 찾은 곳은 듀랜트Durant. 와인 맛도 맛이지만 포도밭의 경치가 훌륭해서 주말 나들이객에게 인기가 많다. 정원에서는 라벤더를 비롯한 각종 허브와 올리브를 키운다. 시골 별장에 온 듯 아기자기한 분위기다.

1973년에 문을 연 듀랜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순수함이다. 블렌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피노 그리를 생산한다. 와이너리 옆 숍에는 직접 재배한 올리브로 만든 올리브유와 올리브, 라벤더 제품, 꿀 등을 판매한다. 4가지 맛 와인 테이스팅 금액은 15달러. 피노 그리, 로제 피노 누아, 피노 누아를 맛볼 수 있다. 4가지 와인을 마신 후 상큼한 과일 향이 감도는 2016 사우스뷰 피노 그리를 한 병 주문했다. 눈앞에 윌래밋밸리가 펼쳐진다. 시원한 바람이 이마를 간질이고, 향긋한 와인 향이 코끝에 퍼졌다.

스톨러는 현지인 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스톨러는 현지인 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 여하연 

두 번째로 찾은 와이너리는 스톨러Stoller. 스톨러는 여행객에게도 널리 알려진 와이너리다. 입구부터 그 장대함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길게 늘어선 거대한 나무가 손님을 반긴다. 포틀랜드 근교 던디힐 근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와이너리다.

스톨러 패밀리는 1943년에 부지를 구매했고, 50년 후에 빈야드를 설립했다. 가지치기부터 병에 넣기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통제한 결과, 균형감 있으면서도 복합적인 맛의 와인을 만들어낸다. 스톨러는 친환경 기업에게 주는 ‘LEED Gold’ 인증을 받은 와이너리로. 친환경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한다. 와인 프레스 노스웨스트가 선정한 ‘2014 노스웨스트 와이너리’, <USA 투데이>가 선정한 ‘오리건 최고의 테이스팅’, <포틀랜드 비즈니스 저널>이 선정한 ‘오리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가장 맛있는 와인은 포도밭 앞에서 마시는 와인이다. 야외에서 넓게 펼쳐진 산과 들판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하며 와인을 마신다. 북미의 호방한 경치에 눈이 씻기고, 섬세한 와인이 혀를 부드럽게 적신다.

동화에 나올 법한 집 ⓒ여하연
동화에 나올 법한 레미 와이너리 ⓒ여하연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레미LEMY 와이너리. 스톨러에서 나와 숙소로 향하다 <헨젤과 그레텔> 동화에 나올 법한 집을 보고 무작정 들어갔다. 와이너리 사장인 레미는 8세 때부터 자신이 와인메이커가 될 것을 알았고, 14세에 처음으로 포도를 수확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인 가족의 경영 방식과 오리건 와인 산업이 합쳐지면서 현재의 레미 와인이 탄생했다. 귀여운 오두막 같은 테이스팅 룸에서는 테이스팅뿐 아니라 식사도 할 수 있다. 3명의 여인이 그려진 라벨이 인상적인 스리 와이브스Three Wives를 집어 들었다. 프루티하면서 스파이시한 향이 목구멍을 감돌았다. 자연이 빚은 보물을 마음껏 마신 날, 숙소가 있는 포틀랜드로 돌아가며 살고 싶은 도시 목록에 포틀랜드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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