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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젊은 농부를 만나다, 꽃비원의 정광하-오남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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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젊은 농부를 만나다, 꽃비원의 정광하-오남도 ①
  • 김수현 기자
  • 승인 2019.11.26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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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차 농부 부부, 다품종 작물 관리하며 아이와 함께 논산살이 중
레스토랑 '꽃비원홈앤키친'은 수확한 작물로 만든 건강한 식단으로 논산 여행자들에게 인기
꽃비원 농장에서 만난 정광하-오남도 부부 (C)전재호
꽃비원 농장에서 만난 정광하-오남도 부부 ⓒ전재호

젊은 세대 사이에서 귀농, 귀촌이 자주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제는 수많은 사람이 시골살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컨대 대화의 중간쯤에서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고 살까”라는 실없는 말이 툭 튀어나와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란 것이다. 도시 생활에 지치거나, 어느새 귀농 생활의 꿈을 가진 사람 중 이따금 진지한 눈빛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들이 있다.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전원적 삶에 대한 확신 아래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 논산에서 만난 정광하, 오남도 부부의 농장, 꽃비원 또한 이렇게 탄생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농업을 전공했다. 정광하는 도시 생활을 하면서도 시골에서 사는 꿈을 키웠다. 말이 쉽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도시에서 10년을 사는 동안 지치고 소모되는 느낌은 계속됐고, 이것은 그가 논산으로 향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남도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로, 졸업 이후 쭉 농업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 지금은 논산에 내려왔지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오남도의 가족 모두 서울에 있었다. “시골에 간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아내와 함께 많이 고민했어요. 그저 어렴풋이 땅을 구해 가꾸며 사는 삶을 머릿속에 그려봤죠.” 정광하가 미국에서 일하던 3년 사이 아이가 생겼고,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진 탓에 한국이 몹시 그리웠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에 돌아와 아이를 낳고, 부부가 나눠왔던 꿈을 실현하기로 한다.

갓 뽑은 당근 (C)전재호
갓 뽑은 당근 ⓒ전재호

농사지을 땅을 찾아 여러 지역을 방문했다. 서울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을 살피던 중, 공주나 부여보다 땅값이 싼 논산에 눈길이 닿았다. 정광하 아버지의 고향이자 친척들이 있는 곳이기에 더 마음이 갔다. 군부대 앞에 위치한 약 7273제곱미터의 땅은 사실 농장치고 크지 않은 편이다. 이제 7년 차에 접어든 농장일인데도 쉬운 것은 없다. 약 80가지의 작물을 키워봤을 정도로 다품종을 관리하지만, 지금은 좀 더 잘 자라고 관심 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10월 중순, 농장에는 여전히 수확을 기다리는 작물이 있었다. 부부에게는 여전히 들깨를 털고 당근을 뽑고 마늘을 심고 가지를 따는 일이 남아 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잘 익어가는 오이들도 돌봐야 한다. 농장 이름인 꽃비원은 ‘꽃비가 내리는 과수 정원’이라는 뜻이다. 나무를 심고, 나무가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농장. 지금의 꽃비원은 이름과 꼭 일치하는 풍경이다.
부부가 꽃비원을 지금까지 운영하는 데에는 농부시장 마르쉐@의 힘이 컸다. 마르쉐@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꾸러미는 농부들의 제철 수확물을 소포장해 고객에게 배송하는 것이다. 꽃비원은 현재 20가구에 꾸러미를 보내고 있다. 소비자는 도시에서 부부의 정성을 담은 건강한 농산물 꾸러미를 받아본다. 그들은 푸릇한 농산물을 보며 지금 꽃비원 농장에 어떤 작물이 나는지, 어떤 계절이 찾아왔는지를 어림짐작해본다. “마르쉐@는 작물을 판매하기에도 좋은 곳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나게 해줬어요. 꾸러미를 받아본 분들의 응원, 도시 사람들과의 소통이 저희에게 큰 힘이 돼요.” 수확한 작물은 3가지 방식으로 뻗어 나간다. 1순위는 꾸러미. 두 번째는 SNS나 웹사이트를 통한 판매 그리고 세 번째는 부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꽃비원홈앤키친의 식자재로 사용된다.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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