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네탐방] 연말엔 동네에서 놀자 ②이태원 나이트라이프

미리 계획하는 우리동네 연말 플랜

2019-12-09     송혜민 기자
ⓒ강신환

PM 17:00 ART&TEA
모노스테레오

해방촌 꼭대기에 자리 잡은 모노스테레오는 아티스트들이 모일 수 있는 예술 공간이자 카페이자 바다.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이 예술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현대무용가와 협업해 안무를 만들거나 아티스트에게 음악 작업실로 제공해 영상, 음악 등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계획도 있다. 모든 프로젝트는 바와 카페의 한쪽 공간에서 진행되며,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이렇게 다채로운 콘텐츠를 담는 모노스테레오에서는 여유를 갖고 들러보는 것이 좋겠다. 3가지 원두로 내리는 핸드 드립 커피부터 은은한 단맛과 솔잎 향이 매력적인 훈연 홍차 정산소종, 찻물과 꿀, 사과주스 등을 섞은 논알코올 칵테일까지 준비되어 있다. 커피와 주류 메뉴는 낮부터 저녁까지 시간과 상관없이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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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8:00 JAZZ&DINNER
버드랜드 서울

버드랜드는 미국 뉴욕의 3대 재즈 바라 불리는 동명의 바를 오마주하는 치킨 가게다. 재즈 음악과 치킨을 소개하는데, 자칫 낯선 조합일 수 있으나 사실 이 둘은 흑인 문화를 대표하는 것들이다. 버드랜드에서 주로 들려주는 음악은 1960년대 이전의 스탠더드 재즈다. 원하는 곡이 있으면 얼마든지 신청해도 좋다. 치킨 메뉴는 조금 독특한데, 프라이드치킨에 파스타를 올린 ‘파스타 치킨’이 대표 메뉴다.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정체성이 공존하는 해방촌에 위치한 덕에 꽤 실험적인 메뉴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생닭을 오레가노, 로즈메리 같은 허브로 염지해, 요리한 뒤에도 특유의 향이 남아 매력적이다. ‘치킨엔 맥주’라는 공식을 갖고 있다면 싱글몰트 위스키나 와인, 하이볼을 곁들여보자.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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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0:00 NATURAL WINE
런치재즈클럽

겨울의 늦은 저녁, 든든히 저녁을 챙겨 먹은 뒤엔 런치재즈클럽으로 향하자. 미국 캘리포니아 어디엔가 있을 법한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낮에는 프렌치토스트를 메인으로 하는 브런치 카페로, 밤에는 내추럴 와인을 곁들이는 캐주얼한 타파스 바로 변신한다. 저녁 메뉴로는 ‘부라타치즈와 레몬오일’, ‘부라타 치즈와 청어알 듬뿍’, ‘프로슈토와 마스카포네치즈를 얹은 메론’ 등의 타파스들이 준비된다. 독특한 풍미와 식감의 내추럴 와인과 잘 어울리는 메뉴들이다. 몇 년째 세계적인 트렌드로 소비되고 있는 내추럴 와인이지만 아직은 낯선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런치재즈클럽의 편한 분위기, 캐주얼한 타파스와 함께라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시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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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22:00 ONE TABLE BAR
서울그린

조금 더 깊어진 이태원의 밤. 더 프라이빗한 공간을 찾는다면 해방촌 가장 높은 곳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동네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원 테이블 바, 서울그린이다. 한쪽 벽은 거대한 숲을 닮은 그림으로 꾸몄는데, 가게 이름에 걸맞은 인테리어다. 해방촌에는 특히 주변에 1인 가구가 많은 탓에 ‘혼술’하러 오는 사람도 많아서 혼자 들러도 부담 없다. 파티를 해도 될 만큼 넓은 테이블 하나만 놓여 있어서 분위기도 정겹다. 서울그린은 어떤 취향의 누군가가 와도 좋을 만큼 알찬 메뉴들을 갖추고 있다. ‘부추 닭 백숙’, ‘피망 고기볶음’, ‘허니 브리치즈구이’ 등 나열해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각자 소주, 맥주, 와인과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매일 정성 담아 만든 꽃얼음이 들어간 하이볼은 비주얼도 만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