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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현 힐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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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현 힐링 여행
  • 여하연 기자
  • 승인 2020.03.2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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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키타현은 "땅을 파면 온천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온천이 솟아나는 곳이다. 인구밀도가 낮아 그만큼 손을 덜 탄 자연환경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웰빙 도시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아키타현에서 즐겨야할 4가지를 꼽아봤다.

 

아키타를 대표하는 호수, 다자와호
아키타를 대표하는 호수, 다자와호
뉴토온천향
너도밤나무 숲이 가득한 뉴토온천향

 

1.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온천

7개의 신비로운 온천이 있는 뉴토온천향
7개의 신비로운 온천이 있는 뉴토온천향

센보쿠의 굽이진 산길을 따라가면 너도밤나무 원시림 안, 7개의 신비로운 천연 온천이 있는 뉴토온천향에 도착한다. 츠루노유 온천, 오가마 온천, 다에노유 온천, 가니바 온천, 마고로쿠 온천, 구로유 온천, 규카무라 온천 등 7개의 온천이 곳곳에 산재한다. 너도밤나무 숲에 둘러싸인 뉴토온천향은 그야말로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온천’으로 ‘비탕(祕湯)’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다. 자연의 기운을 머금은 서로 다른 빛깔의 천연 온천과 너도밤나무 숲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광은 해마다 수많은 여행객을 이곳으로 이끈다. 온천마다 성분이 달라 자신에게 맞는 온천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뉴토온천향 료칸에 투숙한다면 온천 순례 수첩(1800엔)을 구매해서 유메구리호라는 온천 순례 버스를 이용하여 7개 온천을 한 번씩 이용할 수 있다. 사용 기간은 1년이다. 온천 마니아들은 온천 순례 수첩을 들고 도장깨기하듯 온천 순례에 나선다. 투숙하지 않더라도 각 온천 프런트에서 판매하는 유메구리 맵을 600엔에 구매하면 하루 종일 유메구리호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조금 더 천천히 즐기고 싶다면 지도를 보고 너도밤나무 숲길을 산책하면서 온천을 호핑해보자.

Web www.nyuto-onsenkyo.com

에도 시대때 지어진 온천이 운치있다.
에도 시대때 지어진 온천이 운치있다.
온천을 마친 후에는 시원한 라무네를 마시자.
온천을 마친 후에는 시원한 라무네를 마시자.

 

구로유 온천

숲길을 걷다 처음 도착한 곳은 구로유 온천. 1674년에 발견된 온천으로 에도 시대 때 지어진 검은 목조 건물이 운치를 더한다. 원천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부글거리는 온천수를 볼 수 있으며 온천수로 삶은 달걀이 인기다. 남탕과 여탕, 혼탕 모두 실내탕과 노천탕을 갖추고 있다. 온천욕을 마치고 온천수로 삶은 달걀과 시원한 라무네를 마시면 피로가 한 번에 풀리는 듯하다. 온천 옆 별채에서 투숙한다면 세상과 동떨어진 것 같은 고요함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려서 보통 11월 중순부터 4월까지 휴무한다.

Web www.kuroyu.com

원시림에 폭 싸인 가니바 온천
원시림에 폭 싸인 가니바 온천

 

가니바 온천

고마가다케산 중턱 800미터 높이의 고지대에 있는 온천으로 주위 연못에 게(가니)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다. 원시림에 폭 싸인 듯, 자연이 창조한 온천 그 자체다. 건물 뒤편의 노천온천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겨울철이면 눈으로 이뤄진 눈 벽이 만들어져 눈의 터널을 통과하는 것만 같다. 혼탕도 있으며 뉴토온천향 중에서도 온천수가 가장 투명하다.

뉴토온천향에서 가장 오래된 츠루노유 온천
뉴토온천향에서 가장 오래된 츠루노유 온천

 

츠루노유 온천

뉴토온천향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1638년에 생겼다)를 자랑하는 료칸으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아이리스〉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아키타를 다스리던 사타케 가문의 영주가 치료를 위해서 이곳을 방문했을 때, 호위 무사들이 지낼 건물을 만들고 료칸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건물은 계속 다시 짓기를 반복해서 현재는 최초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변화된 모습 속에서도 역사가 느껴지는 검은색 목조 건물이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그도 그럴 것이, 츠루노유는 최신식 시설을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옛 모습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예산을 투입해 전깃줄을 보이지 않게 매립하는 공사를 했다고 한다. 자그마한 객실에는 발이 걸려져 있고, 방 가운데에는 ‘이로리(화로)’를 놓았다. 전화나 인터넷이 잘 연결되지 않고, 다수 객실이 덩그러니 방만 있어 공용 화장실과 대욕탕을 사용해야 하지만 이런 불편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운치 있는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노천탕과 혼욕탕이 있는데 4가지 원천(시로유, 구로유, 나카노유, 다키노유)를 갖고 있어서 각기 다른 온천수가 샘솟으며 효능도 제각각이다.

츠루노유 온천에는 혼탕이 있다.
츠루노유 온천 
츠루노유 온천의 시그니처 메뉴 산마 옹심이 전골
츠루노유 온천의 시그니처 메뉴 산마 옹심이 전골
a house gallery cafe
a house gallery cafe 에서 예술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아이리스〉에서 남녀 주인공을 깜짝 놀라게 했던 혼탕은 츠루노유 온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유서 깊은 노천탕이다. 혼탕이지만 탕에 들어가면 물속이 전혀 비치지 않는 불투명한 우윳빛의 유황 온천이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여성 전용 노천탕도 2곳 더 있다. 온천을 마친 후에는 츠루노유의 시그니처 메뉴인 산마 옹심이 전골을 즐긴다.

예술과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2019년 1월에 오픈한  a.house gallery&cafe 는 여행을 테마로 한 지역 문화, 자연,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갤러리 겸 카페다. 크리에이터가 장기 체류할 수 있는 레지던스와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기능 외에도 관광객 및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류의 공간으로 운영된다. 카페에서는 간단한 음료와 간식도 즐길 수 있다. 에디터가 방문했을 때는 이소을 작가의 드로잉 레슨이 진행됐다. 여행의 추억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요금 : 9830엔부터(2인 이용 시 1인 요금, 조〮석식 포함), 당일 입욕료 600엔(오전 10시~오후 3시)

Web www.tsurunoyu.com

탕치로 유명한 다마가와 온천
탕치로 유명한 다마가와 온천

 

다마가와 온천

아키타와 이와테의 경계인 하치만타이에 있는 다마가와 온천은 일반 온천과 달리 요양을 통해서 병을 치료하는 손님들이 장기간 머무르는 온천으로 명성이 높다. 1분마다 9000리터의 온천수를 뿜어내는데, 원천은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pH1.2의 강산성에 미량의 라듐을 포함하고 있다. 발견 당시에는 유황 채굴을 하던 인부들이 주로 이용했으나 1885년부터 본격적으로 온천 료칸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의 온천은 류머티즘, 혈압 순환기 계통의 질병, 피부병, 간 기능, 빈혈 등의 치료에 좋으며, 몸을 담그는 것 외에 희석해서 마시기도 하는데 위장병, 설사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곳곳에서 흰 연기와 유황이 솟아오르는 가운데 암반 위에 돗자리를 펴고 사람들이 누워 있는 이색적인 광경을 만날 수 있다. 따뜻한 암반 위에서 즐기는 암반욕은 오직 다마가와 온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관광보다는 치료나 요양을 위해 장기간 투숙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여느 온천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도보 10분 거리에는 다마가와 온천과 같은 원천을 사용하는 신다마가와 온천이 있다. 14종류의 욕조에서 다양한 효능을 가진 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 편리하다.

Web www.tamagawa-onsen.jp

산책하기 좋은 가쿠노다테
산책하기 좋은 가쿠노다테

 

2. 가쿠노다테 산책

가쿠노다테는 1620년 사타케 가문의 영주가 홍수로 파괴된 마을을 통째로 옮겨와 새롭게 형성한 무사의 마을이다. 고풍스러운 무사 가문 저택이 잘 보존되어 있어 ‘도호쿠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곳이다. 검은 판자 울타리와 수양벚나무 가로수, 작은 수로가 어우러진 골목은 느릿느릿 산책하기에 좋다. 봄에는 강둑과 무사 저택 주위로 벚꽃이 흐드러져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든다. 무사 저택이 많이 남아 있어 과거 일본인의 생활상을 구경할 수 있고, 주조장과 레스토랑, 카페 등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심심하지 않다.

각종 벚꽃 관련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사토쿠가든
각종 벚꽃 관련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사토쿠가든
사토쿠가든의 마스코트 아키타견
사토쿠가든의 마스코트 아키타견

 

사토쿠가든은 가쿠노다테의 상징인 벚꽃 관련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가게다. 아키타 전통 공예품부터 귀여운 소품, 화장품과 잡화 등을 판매한다. 산벚나무로 만든 가바자이쿠 공예품이 인기다. 선물하기에 좋은 아이템도 많다. 사토쿠가든이 특히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가게에서 기르고 있는 아키타견 때문이기도 하다. 부케마루군이라는 아키타견은 동네의 마스코트다. 지금은 손님들이 만질 수 없게 펜스를 쳐놨지만 펜스 너머에 있는 아키타견과 눈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들를 이유는 충분하다. 사진을 찍을 때는 가게 직원의 허락을 구할 것.

Web satoku-garden.com

세련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셀렉트숍 가즈키
세련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셀렉트숍 가즈키

 

가즈키는 가쿠노다테에서 가장 세련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셀렉트 숍이다. 삼나무와 은, 벚나무, 칠기 등 아키타의 특산물로 만든 수준 높은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앤티크 잡화 카페. 네즈네코
앤티크 잡화 카페. 네즈네코
고양이 관련 소품이 많은 카페 내부
고양이 관련 소품이 많은 네즈네코 내부

 

네즈네코는 오래된 민가를 고쳐서 만든 앤티크 잡화 카페다. 카운터에 걸린 고양이 그림과 이름이 쓰인 귀여운 명패, 창가에 놓인 고양이 인형 등 앙증맞은 고양이 소품이 손님을 반긴다. 이름처럼 고양이를 테마로 한 카페에서는 고양이 관련 잡화를 판매할 뿐 아니라 진짜 고양이도 살고 있다. 빈티지한 인테리어의 카페에서는 빈티지 제품들도 판매한다. 주인이 직접 내려주는 드립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내륙종관열차 내부.
내륙종관열차 내부. 귀여운 아키타견 사진이 있다.

 

3. 느릿느릿 열차 여행, 내륙종관열차

내륙종관열차를 타면 색이 다른 벼를 심어 논 위에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볼 수 있다.
내륙종관열차를 타면 색이 다른 벼를 심어 논 위에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볼 수 있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데 열차 여행만 한 것이 있을까. 작은 선로 위로 아키타의 한가로운 전원 풍경 속을 달리는 내륙종관열차는 1량, 길어야 2량이라 마치 장난감 열차 같다.

가쿠노다테에서 시작해 다카노스까지 아키타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급행 탑승 시 약 2시간, 일반의 경우 약 2시간 30분 정도 된다. 색색의 꽃, 협곡, 설경 등 아키타의 사계절을 감상하기에 좋은 교통수단이다. 7월부터 9월 초까지 색깔이 다른 벼를 심어 논 위에 그림으로 나타내는 단보 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종점까지 보통열차 편도가 1670엔으로, 중간 정차 역 중에 관광 명소도 많아서 1일 프리 티켓을 이용하는 게 득이다. 마이코 공연과 식사를 즐기는 ‘아키타마이코 열차’, 철로 주변 지역의 아주머니들이 손수 만든 도시락을 차내에서 전달받는 ‘곳쓰오다마테바코 열차’ 등 테마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 열차도 운행한다.

Web www.akita-nairiku.com

 

아키타의 대표 음식 기리탄포.
아키타의 대표 음식 기리탄포를 넣어 만든 전골

 

4. 아키타의 미식

아키타현은 일본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풍부한 강수량으로 질 좋은 쌀이 생산되는데 아키타고마치 품종은 맛있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쌀로 만든 음식들이 발달했다.

 

아키타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
아키타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

갓 지은 밥을 으깨어 나무 꼬치에 둘러 감은 후 구워낸 기리탄포는 그대로 먹거나 전골에 넣어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쌀이 좋으니 술맛도 좋다. 니혼슈 소비량은 전국 2위에 빛난다. 이부리갓코라는 훈제 단무지도 아키타현에서 맛볼 수 있는 특산물이다. 훈제 향이 감도는 단무지는 치즈와 함께 와인 안주로 먹기에도 좋다.

 

에디터 여하연

포토그래퍼 백지현

취재 협조 아키타현(http://akita.or.kr/) 

아키타현한국코디네이터사무소(인페인터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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