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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려가고픈 해외 여행지 ④ 세계의 컬러풀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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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려가고픈 해외 여행지 ④ 세계의 컬러풀 여행지
  • 오내영
  • 승인 2022.03.16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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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색으로 기억되는 도시들이 있다.
지금도 쉬이 잊히지 않는, 강렬한 색감의 풍경을 모았다.
마치 화가가 된 듯, 포토그래퍼가 된 듯
눈을 감고 가만히 그려보는 세계의 컬러풀 여행지 이야기. 

 

화이트와 블루의 상큼한 조화, 산토리니_pixabay
화이트와 블루의 상큼한 조화, 산토리니_pixabay
팔레트를 닮은 이태리 베니스 브라노섬_pixabay
팔레트를 닮은 이태리 베니스 브라노섬_pixabay
보캅 마을_pixabay
보캅 마을_pixabay
신이 빚은 절경, 곤명_pixabay
신이 빚은 절경, 곤명_pixabay
멕시코 과나후아토_pixabay
멕시코 과나후아토_pixabay

 

 

1 블루 앤 화이트, 그리스 산토리니
그리스는 유럽에서 가장 섬이 많은 나라로 6,000여 개의 섬이 있다. 그중 에게해 정중앙에 위치한 섬이 산토리니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하얀색 벽, 파란색 지붕을 한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햇빛의 반사를 막기 위해 하얗게 칠한 외벽이 돔 형태의 파란색 지붕 그리고 마을을 에두른 에게해와 조화를 이뤄 더욱 청명하게 빛난다. 이 마을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바로 일몰이다. 흰색과 파란색의 대비가 선명한 한낮의 마을이 마법에 걸린 듯한 폭의 수채화로 변화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세계 3대 석양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로맨틱한데 이 환상적인 빛깔 아래서 입 맞추는 것이 유럽 허니무너의 오랜 로망이라고.

베스트 선셋 포인트는 이아(Oia) 마을의 굴라스 성채 근처다. 1450년에 지은 교회로, 15~18세기에는 해적의 침입을 관찰하던 전망대 역할을 한 만큼 에게해의 수평선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산토리니의 석양빛을 닮은 와인도 꼭 맛봐야 한다. 산토리니인은 선사 시대부터 3,500년 이상 포도를 경작해왔다. 화산 토양과 온화한 날씨 덕분에 포도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와인의 종류도 다양하다. 아시르티코, 아티리, 아이다니 등 화이트 와인이 대부분인데, 향이 짙고 도수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2 동서양의 공존, 마카오 타이파•콜로안 
기상천외한 쇼와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는 카지노 등으로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고 불리는 마카오는 ‘마카오 반도’에만 한정되는 얘기다. 마카오는 마카오 반도, 타이파, 코타이, 마카오 낙도 총 네 구역으로 나뉜다. 그중 카지노와 호텔이 몰려 있는 마카오 반도를 제외하면 ‘아시아의 유럽’으로 불리는 역사지구가 대부분이다. 특히 마카오의 타이파(Taipa)는 수 세기에 걸친 포르투갈 지배의 흔적이 선명한 지역이다.

과거 마카오를 통치하던 포르투갈 출신 장성들이 이 작은 마을에 여름 별장을 짓고 종종 머물렀는데, 중국과 포르투갈 두 나라의 전통 건축 양식이 지금도 혼재해 거리 곳곳을 원색으로 장식한다. 마카오 최남단의 콜로안(Coloane) 역시 예쁜 동네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알록달록한 색감에 어촌 마을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가 시선을 잡아끈다. 적당히 바랜 듯해 더 낭만적인 색조와 물기 가득한 햇살, 유럽보다 더 유럽 같은 건축 양식의 디테일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땅. 마카오만큼 ‘공존’이란 단어와 어울리는 도시도 드물 거다.

3 크레파스 마을, 멕시코 과나후아토 
멕시코 중부 과나후아토주의 주도인 과나후아토(Guanajuato)는 16세기 초 스페인에 의해 건설된 후 은광 개발과 함께 발전한 도시다. 과거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멕시코 대표 크리스티안이 “요즘 멕시코 칸쿤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 멕시코 사람들이 다른 데로 가기 시작했다”며 외국인 없는 관광지로 과나후아토를 추천했다. 멕시코 땅 가운데, 산 중턱에 위치한 이 도시는 크레파스로 칠해놓은 듯 알록달록한 도시 풍경으로 ‘크레파스 마을’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과거 1548년 은이 발견되고 18세기 세계 최대의 은 생산지로 번영을 누린 흔적이 바로크, 신고전주의 양식의 화려한 건축물들로 도시 곳곳에 또렷이 새겨져 있다. 2,084m 높이의 고원에 위치하고 산지로 둘러싸인 지형이라 도로망이 좁고 불규칙하며 산골짜기에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 지하도와 터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화 예술 축제인 세르반티노 축제도 이곳에서 열린다. 30여 개국 이상의 2,000명이 넘는 전 세계 아티스트들은 음악, 춤, 연극 등 과나후아토를 닮은 컬러풀한 예술을 선보인다.

4 자유의 색, 케이프타운 보캅 마을 
케이프타운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주의 주도다. 케이프타운의 작은 마을인 보캅(Bo-Kaap)은 주택가 전체를 메운 화사한 색감으로 유명하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 온갖 원색으로 페인트칠한 건물이 거리 양쪽에 오밀조밀 모여 발랄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아이러니한 건 이곳의 역사가 마을을 이룬 색감처럼 발랄하지만은 않다는 사실.

17세기 네덜란드가 남아프리카에 도시를 건설할 때 많은 이슬람계 동남아시아인들이 노역을 위해 끌려왔는데, 보캅은 당시 이주민들이 형성한 마을이다. 한때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의해 상당수가 강제 이주를 당했지만, 1994년 정권의 몰락 이후 다시 돌아온 이주민들이 주택가의 흰 벽면에 페인트를 칠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보기만 해도 마음이 환해지는 이 거리는 주민들이 오랜 박해 끝에 되찾은 ‘자유’의 상징인 셈이다.

5 파스텔 톤 삽화, 베니스 브라노섬 
미국 디즈니월드가 디즈니월드 패밀리 리조트의 모델로 삼았다는 섬이다. 베네치아에서 곤돌라(Gondola, 베네치아 운하를 오가는 배)를 타고 북동쪽으로 1시간쯤 달리면 레이스 공예로 유명한 부라노섬(BuranoIs.)에 닿는다. 고만고만한 크기의 건물들이 그야말로 선명한 무지갯빛을 띠며 운하를 따라 촘촘히 이어진다. 반나절이든 한나절이든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이곳은 밝게 채색되지 않은 건물도, 똑같은 색을 지닌 건물도 드물다.

관광지로 유명해지기 전엔 주로 어부들이 모여 사는 어촌 마을이었는데, 짙은 안개 속에서도 눈에 잘 띄도록 집마다 원색을 입힌 것이 이 화려한 풍경의 기원이다. 부라노의 집들은 색깔만 다른 것이 아니다. 창문, 창틀, 문손잡이의 장식, 굴뚝 모양까지 어느 하나 같은 게 없고, 가옥에 정박해 있는 배들은 귀엽게도 집과 색깔을 맞췄다. 다만, 부라노섬 고유의 색감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지금은 선택할 수 있는 폭이아예 정해져 있다고 한다. 원형 그대로의 것들을 훼손 없이 간직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6 싱그러운 대륙의 정원, 곤명
해발 1,894m의 고원지대에 위치하면서도 아열대 지역에 속해 1년 내내 춥지도 덥지도 않은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곤명. 운남성의 성도로 혹한과 혹서가 없는 곤명의 연평균 기온은 15℃ 정도다. 축복받은 기후 덕에 꽃이 피면 사계절 시들지 않고 풀과 나무도 1년 내내 푸르러 ‘춘성’, ‘꽃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여러 나라로 화초를 수출하는 주요 화훼 생산지이기도 하다.

세박원(世博园)에 가면 운남성의 풀, 꽃, 나무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원예를 구경할 수 있다. 1999년 세계꽃박람회가 열렸던 장소를 테마파크로 재개장한 것인데 하루 종일 걸어 다녀도 다 못 볼 만큼 광활한 야외에는 형형색색의 꽃밭을 시작으로 중국의 지역별 정원, 30여 개의 해외 정원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경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세박원 근처에 있는 화조 시장도 놓치면 아쉬운 곤명의 대표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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