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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려가고픈 해외 여행지 ② 매력적인 탈것이 있는 유럽 3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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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려가고픈 해외 여행지 ② 매력적인 탈것이 있는 유럽 3대 풍경
  • 오내영(여행작가, 소설가)
  • 승인 2022.07.12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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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로 가는 초고속 초대형 케이블카, 노래를 싣고 흐르는 베네치아 곤돌라, 하늘 위를 날으는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열기구.

이제 최첨단 곤돌라 타고 가요, 압도적인 봉우리 융프라우

살면서 한번쯤은 유럽에서 가장 이름난 알프스 산맥을 직접 올라보는 건 어떨까. 기후 위기로 전 세계가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 태초의 청량함을 켜켜히 품은 알프스 산맥으로의 여행은 상상 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해발 4,158m의 압도적인 봉우리 '융프라우'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 인터라켄 동역에서 산악열차 타기-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초대형 곤돌라(아이거 익스프레스) 타기-아이거글렛처역에서 내려 산악열차 타고 융프라우요흐역에서 내리기.

둘, 인터라켄 동역에서 산악열차 타기-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내리기-다시 기차 타고 클라이네샤이텍에서 내려 산악열차 타고 융프라우요흐역에서 내리기. 

2년 전까지만 해도 융프라우로 가는 방법은 오직 후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자의 발길이 뜸해진 사이, 최첨단 친환경 공법으로 가설한 초대형 케이블카 아이거 익스프레스가 개통한 것. 하여 융프라우로 가는 시간이 무려 왕복 1시간 반 이상 단축됐다. 기술성, 편의성, 안정성뿐 아니라 미적 감각도 인정 받아 2020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 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아이거 익스프레스의 출발지 그린델발트 터미널은 현재 융프라우 지역의 라이징 랜드마크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다시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해발 3,454m의 융프라우요흐역에 내리면, 만년설을 조각해 만든 얼음 궁전, 22km에 달하는 장엄한 알레취 빙하의 절경을 품은 융프라우요흐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의 높이는 무려 3,450여 미터. 유럽에서 가장 긴 것으로 알려진 알레치 빙하를 이곳 전망대의 스핑스 테라스에서 볼 수 있다. 

 

융프라우 산악열차. 2020년 완공한 초대형 케이블카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타면 융프라우까지 왕복 1시간 30분을 단축할 수 있다.
융프라우 산악열차. 코로나 시국에 완공한 초대형 케이블카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타면 융프라우까지 왕복 1시간 30분을 단축할 수 있다. ⓒpixabay

 

노래를 싣고 흐르는 낭만 탈것, 베네치아 그랜드캐널의 곤돌라 

코로나 이전, 관광객을 거부한다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던 세계 치대의 관광 도시 베네치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묶인 사이, 그간 오버투어리즘으로 손상되었던 베네치아의 주변 환경은 몰라보게 회복되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트래블러를 환영하면서도 관광 대책 '꼬레 델 베네토'를 통해 방문 예약 시스템 구축, 관광세 인상 등으로 관광객 수준을 코로나 이전의 5분의 1로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이제,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물길인 베네치아의 그랜드 캐널을 떠 다니는 길이 9m, 폭 1.5m의 작은 배 곤돌라를 타려면 더 비싸고 복잡한 여행 과정과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베네치아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곤돌라뿐 아니라 수상버스, 수상택시도 있지만 11세기부터 지금까지 유려한 물길 위를 유유자적 떠 가며 사람들을 실어나르던 곤돌라에 대한 향수를 이길 수는 없을 터. 초승달처럼 배의 양쪽 끄트머리가 둥글게 말려 있는 게 특징으로 곤돌리에레라 불리는 뱃사공이 선수에 우뚝 서서 3m가 넘는 긴 노를 젓는데, 운이 좋으면 곤돌리에레의 멋진 가곡 한 자락도 들을 수 있다. 

곤돌리에레는 본디 부자 간에 대물림하는 전통을 빈틈 없이 이어왔으나, 지난 2007년 사상 최초로 부녀 뱃사공이 탄생하면서 900년 간의 금기가 깨어지기도.

 

곤돌라를 타고 통과하는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pixabay
2022년 베네치아 시 정부가 발표한 관광 대책에는 관광객 수를 코로나 이전의 5분의 1로 줄이려는 다양한 제한 방법들이 들어 있다. 사진은 곤돌라를 타고 통과하는 수상도시 베네치아 ⓒpixabay

구름 속으로 두둥실, 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열기구 

전 세계에서 열기구 투어를 할 수 있는 도시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곳은 단연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다. 얼마 전 튀르키예가 영문 국호를 터키에서 튀르키예(Tuerkiye)로 바꾼 까닭은 칠면조와 스펠링이 같기 때문.

게다가 터키가 바보, 패배자와 같은 나쁜 의미도 포함돼 있어 터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 (스리랑카는 식민지 시대 이름인 실론 대신 스리랑카를 새 국호로 삼았고, 네덜란드는 퇴폐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홀란트라는 이름을 버렸다.) 

새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 튀르키예의 관광지로서의 명성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 5월 튀르키예를 방문한 외국인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00여%나 증가했다. 외국인에 대한 입국 관련 조치를 완전히 해제해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자들의 발길도 이곳으로 쏠리고 있다고. 

눈을 뗄 수 없는 기암마을 카파도키아 괴레메의 원시 대자연 위에 다투어 쏘아올려지는 색색의 열기구 행렬이 마치 우주 속 한장면인 듯 경이롭게 펼쳐진다. 날씨가 맑으면 열기구 위에서 근사한 일출도 볼 수 있다.

까마득한 옛날, 화산 폭발로 인해 형성된 암석 지형은 붉은 계곡, 비둘기 계곡 등 기기묘묘한 행성을 빚어낸 카파도키아. 그 위를 점점이 날으는 다채로운 열기구의 진격은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울컥한 감동을 선사한다. 

 

화산이 만든 기암괴석의 도시 카파도키아를 날으는 열기구 행렬.
화산이 만든 기암괴석의 도시 카파도키아를 날으는 열기구 행렬.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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