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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정희진의 데이트래블] 11월 어느 날, 아름다운 단풍 속 팔공산 부인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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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정희진의 데이트래블] 11월 어느 날, 아름다운 단풍 속 팔공산 부인사를 가다
  • 정흐
  • 승인 2021.11.18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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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순환도로의 멋진 단풍
팔공산 순환도로의 멋진 단풍

가을인가 싶었는데 벌써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다. 얼마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즐기지도 못했는데 잦은 비바람 때문에 보기 좋았던 나뭇잎들이 우수수 다 떨어져 버렸다.
유난히 짧았던 이번 가을, 다행히 조금 부지런을 떨어서 늦지 않게 가을 단풍을 즐길 수 있었다. 

원래는 팔공산 동화사로 단풍을 보러 가려 했었다. 하지만 팔공산 순환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에서 보니 색색들이 물들기 시작한 아름다운 단풍들을 즐기려 찻길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차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가는 길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동화사로 가면 더 관광객이 많을 것 같아 예전에 한번 가보았을 때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부인사로 목적지를 바꿨다.

신라 선덕여왕 시절에 창건되었다고 추정되는 부인사는 동화사의 말사며, 불교가 흥했던 신라 시대와 고려 시대에는 약 2000여 명의 승려가 수도하였을 정도로 큰 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부인사는 코로나의 영향도 있고 원래 비구니 스님들이 수련하는 곳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조용한 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절의 규모도 동화사 같은 절과 비교하면 작고 볼거리도 많지 않다. 하지만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절인 만큼 역사와 함께 겪은 많은 이야기 들을 담고 있는 절이라는 것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부인사 올라가는 길의 은행나무도 딱 이쁜 노란색이다.
부인사 올라가는 길의 은행나무도 딱 이쁜 노란색이다.

같이 단풍을 보러 갔던 친구와 이런저런 일상 얘기를 나누며 부인사를 한 바퀴 돌고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빌고 왔다. 이런 시대엔 일신의 건강과 안녕이 제일 아니겠는가? 

부인사 대웅전
부인사 대웅전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시국에 간만에 야외에 나와 아름다운 산과 하늘을 보고 있자니 이런 자연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지던지.

통일신라 후기의 석탑으로 1964년 복원된 서삼층석탑
통일신라 후기의 석탑으로 1964년 복원된 서삼층석탑

비록 마스크를 쓰고 있어 산속의 신선한 공기는 맘껏 들이킬 수 없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알록달록한 자연의 색만으로도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부인사 석등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부인사 석등

커다란 나무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한참 동안 흘러가는 구름과 파란 하늘, 단풍으로 물든 산세를 보고 있는데 친구가 “다람쥐다.”하고 소리를 치는 것이다. 나도 휙 고개를 돌려 친구가 소리치며 가리키는 곳을 보니 정말 작은 다람쥐가 두 손을 모으고 두리번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청설모는 몇 번 보았는데 내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다람쥐를 본 적이 있었던가 하는 궁금증이 들며 진짜로 산속엔 아직 다람쥐가 살고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눈 앞에서 본 것은 처음인 듯한 두 마리 다람쥐
실제로 눈 앞에서 본 것은 처음인 듯한 두 마리 다람쥐

확실히 산속에 살고있는 다람쥐는 청설모보다 덩치도 작고 조그만 느낌에 등에 줄무늬가 들어간 것이 훨씬 귀여운 느낌이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다람쥐를 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아 친구랑 둘이 운이 좋았다며 이 다람쥐들이 우리에게 행운을 갖다 주는 동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면 부인사를 내려왔다. 

정희진> 트래블러뉴스 프리랜서 여행기자. 한국전통문화 인터넷 방송, 야후, 기초과학연구정보센터 등에서 컨텐츠 관련 일을 오래 함. 친구와 같이 떠나는 여행도 좋고, 홀로 가는 여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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