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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문화 기획자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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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문화 기획자 이종범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9.11.01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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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다 멀고 제주보다 가까운 시리즈의 작가
재미있는 인천을 기획하는 기획자

흔히 인천을 쉽게 떠오르는 이미지, 그러니까 월미도나 공항, 차이나타운이 연상되거나 거친 바닷사람의 느낌만으로 정의 내리려 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일까. 강화도와 백령도를 아우르는 커다란 바다와 그 곳에서 즐기는 다양한 액티비티, 개화기의 고풍스러움과 신도시의 세련됨을 함께 품은 시간 여행, 그와 함께 자연스레 발달한 먹거리까지. 인천은 우리가 잘 모르는 다채로운 색감을 가진 도시다.

인천의 젊은 문화기획자 이종범 씨는 3년 전 <서울보다 멀고 제주보다 가까운 인천의 카페>를 낸 작가이자 지난해 ‘인천 크리에이티브 마켓 웨스트 그루브’를 기획한 기획자이다. 인천의 부평구에 사는 종범 씨는 대학 시절과 인턴 기간을 서울에서 보내며 느낀 점이 많았다.

(c)전재호
이종범 기획자 ⓒ전재호

“아침, 저녁마다 1호선을 타고 왕복 세 시간 반이 걸리는 학교를 다녔어요. 이후 강남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도 출퇴근마다 흔히 지옥철이라고 하는 것을 겪었죠. 용산급행 열차에 몸을 끼워 넣고 가다보면, 반대편에 지나가는 동인천행 지하철이 보여요. 그 안에 사람들은 모두 앉아 심지어 옆 좌석에 가방까지 놔두고 여유롭게 가더라고요. 그런걸 보고 있자니, 왜 이렇게 힘들게 서울로 가려하는지 회의감이 들었어요. 내가 사는 인천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찾아보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죠.”

인천의 사람들이 일하는 곳까지 이곳으로 옮겨 줄 수는 없지만, 최소한 놀 수 있는 인천이라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미술과 디자인, 문화콘텐츠를 다양하게 섭렵한 이종범 씨가 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획은 책을 엮는 것이었다. 인천의 다양한 색깔을 담은 카페 서른 곳을 취재했다.

일본식 건물이 트렌드가 되기도 전부터 문을 열었던 동인천의 카페들, 강화도의 바다가 보이는 카페들, 송도의 신도시 냄새 물씬 풍기는 트렌디한 카페들, 구월동을 비롯한 번화가의 지역 색 가득한 카페들을 다양하게 담았고, 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 콘텐츠도 실었다. 단순히 예쁜 곳을 찾기보다는 로컬 문화 공간으로서의 카페를 조명하려 노력했다.

(c)전재호
이종범 기획자 ⓒ전재호

2016년 기획해 5개월간 준비한 첫 번째 책은 당초 생각보다 많은 인쇄부수를 찍을 수 있었고, 지금은 원해도 살 수 없는 희귀본이 됐다. “대중성을 위해 가벼운 여행책의 톤으로 쓰긴 했지만, 몇몇 분들은 책에서 지역에 대한 고민을 읽었다고 말해주셨어요. 저의 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았겠지만 실제로 최근 인천의 문화공간이 다양한 형태로 증가하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문화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평가해요.”

카페편이 출판되고 약 2년 반이 지난 지금, 종범 씨의 두 번째 책이 곧 나온다. 제목은 <서울보다 멀고 제주보다 가까운 인천의 창작자들>이다. 카페편의 후속 개념이긴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이다. 종범 씨 자신을 포함해 디자이너, 음악가, 공방을 운영하는 작가, 요리사 등 최대한 다른 장르의 창작자들 이야기를 담았다.

“사업자등록 주소가 인천에 있어야만 하는 빡빡한 규정은 벗어버리고, 인천 출신인데도 서울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나 인천에서 살며 활동하고 있는 작가 등 다양한 인천의 모습을 조명하고 싶었어요. 그들이 인천을 좋아하는 이유 또는 인천이 좋지만 서울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인프라적인 고민 등을 구체적으로 어쩌면 비판적으로도 담아보려 노력했어요. 콘텐츠의 형태가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곧 2회째 인천 크리에이티브 마켓도 기획했어요. 출판이나 전시, 마켓 등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인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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