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3-11-20 10:15 (월)
[로컬 크리에이터] 군산 김을 만드는 두 청년, 군산섬김
상태바
[로컬 크리에이터] 군산 김을 만드는 두 청년, 군산섬김
  • 권아름 기자
  • 승인 2019.09.29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향에서 지역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이 있다. 군산 김으로 군산을 알리는 브랜드 군산섬김을 만났다.
ⓒ 더트래블러
군산 영화동 골목길에서 만난 군산섬김의 두 대표 ⓒ 더트래블러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어느 도시든 인구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 군산은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속도로 가파르게 인구가 감소하는 중이다. 2017년 현대중공업, 2018년 한국지엠 공장이 철수하며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도시를 이탈하고 있는 탓이다. 이런 군산에 최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곳이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창업자를 지원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로컬라이즈Local:Rise 군산’이다. 구도심인 영화동에 자리한 공간은 SK E&S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스타트업의 교육 및 육성을 진행해온 사회적 기업 언더독스가 관리를 맡아 23개 팀을 지원한다. 여행 콘텐츠와 프로그램, 지역 굿즈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이들 중 군산 출신으로 이뤄진 팀을 찾았다. 그중 한 팀이 군산에서 난 김을 새롭게 브랜딩해 판매하는 군산섬김이다.

ⓒ 더트래블러
군산섬김의 김보람과 김종빈 ⓒ 더트래블러

“군산에서 김이 나는 걸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아요. 지금까지 군산에서 난 김은 가공 공장이 위치한 충청도 지역의 이름을 붙여 나왔거든요.” 로컬라이즈 군산의 1층에 자리한 카페에서 만난 군산섬김의 두 대표 김보람, 김종빈은 사촌 남매 지간이다. 두 사람은 고군산군도의 섬 중 하나인 비안도에서 김 양식을 하는 아버지를 두었다.

ⓒ 더트래블러
비안도에서 나온 김을 2가지 사이즈로 제작해 판매한다. ⓒ 더트래블러

“김이 흔히 밥상에 올라오기 때문에 소중하지 않게 취급되잖아요. 김도 벼농사처럼 1년 내내 힘들여 양식해요.” 수온이 낮아야 잘 자라는 김의 특성상 김 양식을 하는 이들은 한겨울에도 추운 바다에 들어가야만 한다. 본격적으로 채취를 하는 겨울 외에도 봄, 여름, 가을에는 김을 키우는 그물 손질부터 배양까지 부지런히 1년을 보낸다. 이처럼 생소한 김 양식에 관한 이야기와 김이 나는 비안도 소개를 브로셔로 만들어 군산섬김의 패키지에 함께 넣었다. 어부의 딸과 아들로서 사람들이 잘 몰랐던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다. 곧 오픈 예정인 공식 홈페이 지를 통해서도 이 이야기를 소개할 계획이다.

ⓒ 더트래블러
군산섬김이 만든 티셔츠. 비안도에서 김 양식을 하는 아버지와 비안도를 닮은 갈매기를 표현했다. ⓒ 더트래블러

“김 브랜딩과 유통도 담당하지만 군산섬김의 자체 굿즈도 제작해요. 사람들이 보다 쉽게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함이죠.” 이들이 인터뷰 당일 입고 온 티셔츠 앞에는 갈매기를 닮은 비안도를 모티브로 한 로고, 김 양식을 하는 이들의 아버지와 갈매기를 표현한 그림이 담겨 있었다. 같은 그림으로 에코 백도 제작했다. “앞으로 군산섬김은 고군산군도의 섬 이야기를 하나씩 조명할 예정이에요. 각 섬에선 각기 다른 해산물이 잡히거든요.” 총 63개 섬 중 16개의 유인도가 있는 고군산군도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섬이 많다. 이들의 첫 프로젝트인 비안도만 해도 개인 배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어 관광객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다. “섬 뒤편에 몽돌해수욕장이 있는데 수석 수집가 사이에서도 유명할 만큼 예쁜 돌이 많아요.” 11월부턴 도선이 연결되어 유람선으로도 통행이 가능해진다고 귀띔한다.

갈매기를 닮은 비안도 ⓒ 군산섬김 제공
비안도는 날개를 펼친 갈매기의 모습을 닮았다. ⓒ 군산섬김 제공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수도뿐만 아니라 지방 소도시도 각자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새삼 놀랐어요. 고향인 군산을 개성 있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만들고 싶어요.” 이들은 단순히 해산물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제품 안에 도시의 이야기를 실어 레트로 여행지로만 알려진 군산의 여행 콘텐츠에 살을 찌우는 중이다. 인터뷰 말미에 김을 한장 건넸다. 조미하지 않은 생김 한 장을 통째 입안에 넣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들의 말을 따라 김을 통째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자, 짠맛 다음으로 단맛이 느껴졌다. 군산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김의 단맛이었다.

 

군산섬김 l 김보람 & 김종빈

군산 비안도에서 양식한 김을 새롭게 디자인한 패키지에 담아 유통하는 군산섬김. 군산 비안도에서 김 양식을 하는 아버지들을 둔 두 디자이너, 김보람과 김종빈이 만든 브랜드다. ‘군산의 섬에서 난 김’이란 뜻과 군산을 ‘섬기다’라는 2가지 의미를 담은 브랜드 이름처럼 군산 김을 통해 지역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00장씩 묶음 판매하는 생김을 먹기 좋은 양으로 소포장해 판매하며, 패키지에 생김을 보다 맛있게 먹는 법도 소개해 젊은 층에게 김 맛을 알리고 있다. 올11월엔 겨울철에 수확한 김을 판매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WEB www.instagram.com/gunsan_sumgim_official

 



당신만 안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