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첫 평가 이래 가장 높은 순위
-가격 경쟁력 및 국가 개방성 등 하락한 세부 지표에서 시사점 얻어야
한국의 관광경쟁력이 역대 최고 성적인 16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이 발표한 관광경쟁력 지수에 따른 것으로, 2007년 42위였던 첫 평가 이래 가장 높은 순위이다.
여행·관광경쟁력 지수(TTCI: Travel & Tourism Competitiveness Index, 이하 관광경쟁력 지수)는 WEF가 세계 140개 국가를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발표하고 있다. 평가 체계는 크게 관광 인프라, 관광 정책 및 기반조성, 환경 조성, 자연 및 문화자원으로 나뉜 4대 분야에서 14개 항목, 90개 세부지표를 바탕으로 한다.
국가별 순위는 전체 1위가 스페인, 2~4위는 차례로 프랑스와 독일, 일본이 기록했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변동 없는 순위이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만 놓고 보면 일본과 호주가 1, 2위, 한국은 5위에 해당한다. 전체 140개 국가 중 16위를 차지한 한국의 순위는 지난 평가보다 3계단 상승한 것이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관광경쟁력 지수는 종합 순위와 함께 지난 성적 대비 부문별 등락 여부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현시점의 정확한 진단 및 향후 발전 방향 설정에 바탕이 되는 이유다. 우선, 4대 부문 중 관광 정책은 16계단 오른 31위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관광 인프라와 환경 조성 부문도 각각 16위, 19위로 지난번에 비해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반면, 이번 평가에서 하락한 부문은 국제 개방성과 가격 경쟁력, 2개 항목이다. 비자 요건 등을 평가한 국제 개방성은 3계단 떨어진 17위에 머물렀다. 가격 경쟁력은 기존 88위에서 105위로 2년 새 15계단 떨어져 다소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호텔 가격을 비롯한 공항세, 항공권에 부과하는 세금 등을 평가한 항목이며, 전체적인 관광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관광객들이 체감하는 국내 관광 물가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음을 뜻한다. 물가 경쟁력은 관광 분야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서울은 올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산하 경제분석기관이 발표한 전 세계 생활비 보고서(Worldwide Cost of Living 2019)에서 세계 주요 도시 중 일곱 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로 뽑힌 바 있다.
이번 관광경쟁력 지표 순위는 관광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 분야의 노력의 결과인 동시에,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향후 방향성을 모색하는 전환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례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광민 부연구위원은 ‘문화관광인사이트’ 기고에서 이번 결과에 대해 “관광 정책도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고 진정한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의 변화―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되는 시점이길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