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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의 팬이라면 꼭 가봐야할 섬,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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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의 팬이라면 꼭 가봐야할 섬,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 여하연 기자
  • 승인 2019.10.01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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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의 배경이 된 섬이 실제로 존재한다.
이름도 낭만적인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바닷가 

“아아, 마릴라,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건 그 기쁨의 절반을 미리 누린단 거잖아요. 혹시 이루어지지 못한다 해도 기대하는 동안의 즐거움은 아무도 막지 못할 거예요. 전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쁜 거 같아요.”

지금도 어디선가 종달새처럼 종알대는 앤 셜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대표작 <빨강머리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엉뚱한 빨강 머리의 고아 소녀 앤 셜리가 무뚝뚝하고 비사교적인 독신 남매인 매슈와 마릴라에게 실수로 입양되면서 겪는 성장기를 담은 소설이다. 30, 40대 여성들이라면 어린 시절 보았던 일본 미야자키하야오 감독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기억이 더 선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에서 <앤>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미국드라마로 인기를 모았다.

소설과 만화, 드라마 속에서 보았던 <빨강머리 앤>의 배경이 된 섬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곳은 이름도 낭만적인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이하‘PEI’).

PEI는 캐나다 남동부 세인트로렌스만 남부에 있는 섬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에 이어 1873년에 캐나다의 일곱 번째 주가 된 곳이다. 면적은 5660제곱킬로미터로 제주도 크기의 3배가량 된다. 이 섬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소설 속에는 PEI의 전원 풍경이 녹아들어 있다.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에는 등대가 많다. 

PEI는 매년 12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 때문에 캐나다 사람들의 여름 휴양지로도 명성이 높다.

앤의 팬이라면 당연히 캐번디시의 그린 게이블스로 향한다. <빨강머리 앤>의 원제는 <초록 지붕집의 앤Anne of Green Gables>인 만큼 샬럿타운에서 북서쪽으로 39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마을 캐번디시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빨강 머리 앤의 팬들로 북적인다.

Anne of Green Gables

그린 게이블스는 만화에서 봤던 것처럼 초록 지붕이다. 작품 속 그린 게이블스의 모델이 된 이 곳은 실제로는 몽고메리의 할아버지의 사촌이 살던 곳이다. 몽고메리는 어린 시절 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1937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몇 차례 보수 공사를 했지만 외관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 보존되어있다.

초록 지붕 집 창가에 놓인 화분
초록 지붕 집 부엌
앤의 방

초록 지붕 집 안에는 앤의 방, 마릴라 아주머니, 매슈 아저씨의 방이 소설 속에 나온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작은 앤의 방에는 아쉽게도 가이드라인을 쳐놓아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 앤이 만화 속에서 끝까지 당겨 신던 스타킹, 물 따르고 세수하던 세면대, 손잡이가 고장 난 큰 가방, 앤이 길버트의 머리에 던져 부서진 칠판까지 놓여 있다. 앤이 이름 지어주었던 창가의 화분, 다이애나와 마셨던 딸기주까지 세심하게 갖춰진 공간을 둘러보면 어디선가 앤이 갑자기 나타나 내 어깨를 툭툭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집 밖으로 나와서도 앤을 찾아가는 여정은 계속 이어진다. ‘연인의 오솔길’과 앤이 도깨비가 나온다고 상상했던 ‘도깨비 숲’을 걸어보라. 평범한 오솔길이지만 소설의 한 대목을 생각하면, 마치 앤과 함께 걷는 것처럼 정겹다. 앤과 다이애나가 우정을 다짐한 시냇가의 작은 나무 다리도 발견할 수 있다. 그린 게이블스 옆 기념품 숍에서는 앤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한다.

PEI 의 주도 샬럿타운 시내

PEI 까지 가서 그린 게이블스만 볼 순 없는 일, 섬 중부의 남동쪽에 위치한 샬럿타운은 PEI주의 주도로, 이 섬에서 가장 번화한 동네다. 픽스워프에서 퀸 스트리트를 따라 북쪽 유스턴 스트리트까지 약 700미터에 이른다. <빨강머리 앤>에서 샬럿타운은 박람회가 열리는 큰 도시처럼 묘사됐지만 직접 보면 작고 소박한 동네다. 샬럿타운은 역사가 담긴 주택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주택 철거 및 건축에 관한 법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낮고 고풍스러운 벽돌 건물이 늘어선 퀸 스트리트는 샬럿타운의 가로수길이라 할 만한 거리로, 노천카페, 로컬 식당, 작은 서점, 아이스크림 가게,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이 늘어서 있다. 크래프트 비어 하우스도 즐비하다.

장이 열려 북적이는 샬럿 타운
샬럿타운 파머스마켓. 붉은 감자는 PEI의 특산물이다. 

일정 중 주말이 끼어있다면 마켓을 들러볼 것. 토요일 오전에만 열리는 샬럿타운 파머스마켓은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PEI에서 경작한 과일, 채소들과 대서양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판매한다. 식재료 외에 잼이나 메이플 시럽, 바닷가재 롤이나 해산물 샌드위치, 홈메이드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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